[손배] 음주운전 vs 불법주차…사고 나면 과실 비율은?
[손배] 음주운전 vs 불법주차…사고 나면 과실 비율은?
  • 기사출고 2017.08.0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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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음주운전 차량 책임 90%"
음주운전을 하다가 불법주차한 트레일러 차량을 들이받았다면 누구의 잘못이 더 클까. 법원은 음주운전 차량에 90%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김형률 판사는 7월 11일 음주운전 차량의 조수석에 탔다가 골절상을 입은 A씨에게 보험금 5300여만원을 지급한 삼상화재해상보험이 손해를 배상하라며 트레일러 차량에 관해 공제계약을 체결한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6가단119265)에서 음주운전 차량의 책임을 90% 인정, "피고 연합회는 530여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 모씨는 2016년 2월 7일 오전 4시 30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069%의 만취 상태로 한 모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SM5 차량을 운전하여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편도 2차로를 지나던 중 대기차로(포켓차로)가 설치돼 일시적으로 3차로가 되는 구간에 주차되어 있던 트레일러 차량을 들이받았다. 그러나 이곳은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장소로, 트레일러 차량은 불법주차상태였다.

이 사고로 오른쪽 발목이 부러지는 등의 상해를 입은 한씨와 자동차보험계약을 맺은 삼성화재가 한씨에게 53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뒤 박씨 차량의 보험사인 메리츠화재로부터 2500만원을 돌려받은 후 나머지 손해를 배상하라며 전국화물차운송사업연합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이 사고는 가해차량이 음주운전 상태에서 전방주시의무와 조향, 제동장치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한 과실과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차로에 피고차량을 주차한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이어 ▲피고차량이 주차되었던 시간은 일출 전의 어두운 시간이었고, 도로에 주차하였으면서도 후행하는 차량을 위한 안전표지 등을 전혀 설치하지 않은 점 및 ▲이 포켓차로는 '자동차검사소' 진입을 위한 것으로 박씨 차량이 편도 2차로 도로를 정상적으로 주행하였다면 진입할 이유가 없는 곳인 점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적지 않은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어 주차된 트레일러 차량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러한 상황에서 박씨 차량이 트레일러 차량을 회피하지 못한 것은 결국 박씨의 음주운전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 과실비율을 박씨 차량 90%, 트레일러 차량 10%로 판단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과실비율에 상당한 53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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