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중국법 익혀 만리장성 넘자
중국어, 중국법 익혀 만리장성 넘자
  • 기사출고 2004.06.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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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들, 중국 배우기 열기
지난 5월 27일 오전 8시.

서울 강남의 포스코센터 16층에 위치한 법무법인 광장의 회의실에 변호사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15분쯤부터 시작된 이날 모임은 그러나 대형 프로젝트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회의가 아니었다.

지난 5월27일 오전 법무법인 광장의 회의실에서 이 법률회사 소속 변호사 10여명이 파회원 선생으로부터 중국어 강의를 듣고 있다.


그대신 파회원(巴會媛 · 여)선생의 유창한 중국어 강의가 1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중국 관련 일감이 넘쳐나면서 변호사들 사이에 중국어와 중국법 배우기 바람이 일고 있다.

주요 로펌마다 소속변호사를 중국에 현지 연수시키는가 하면 틈틈이 시간을 내 중국어와 중국법을 공부하는 사내 모임도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광장에 중국어 강의가 개설된 것은 지난해 9월.

변호사들이 학원을 다녀야 하는 불편함 등을 감안해 사내에 강좌를 열었는데, 8개월째 강의가 계속될만큼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파트너 변호사도 어소시엣 변호사도 강의실에서 만큼은 파 선생으로부터 발음을 교정받는 똑같은 학생들이다.

비용은 물론 전액 회사 부담.

1시간씩 1주일에 3일 수업을 해 오다가 얼마전부터는 1시간 30분씩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에 강의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강의는 포스코 빌딩에 있는 강남사무소와 서울 소공동의 KAL빌딩에 위치하고 있는 강북사무소로 나눠 진행되는데, 두 사무소를 합쳐 20여명의 변호사가 강좌에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김병길 변호사는 "장기적으로 중국비즈니스와 관련된 법률 수요가 많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언어를 익혀 놓아야 할 것 같아 시작했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강의에 만족스러워했다.

광장엔 또 중국어 강의 뿐만 아니라 지난 3월부터 중국법 강좌도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북경대를 나와 예일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하오(HAO · 여) 중국변호사(뉴욕주 변호사 겸비)가 담당 강사로, 매주 수요일(강남)과 목요일(강북) 양쪽 사무소를 오가며 강의를 진행한다.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함께 들며 일종의 세미나식으로 운영되는 중국법 강의엔 두 사무소를 합쳐 모두 26명의 변호사가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올 연말까지로 일정이 잡힌 강의 계획은 중국법 개관에서부터 여러 특별법과 중국내에서의 법률사무소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면서도 깊이있는 내용들로 짜여져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중국팀 팀장으로 중국어와 중국법 강좌에 빼놓지않고 참석하고 있는 이상기 변호사는 "앞으로 중국 관련 법률서류를 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