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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 행심위 결정 불구 코스트코 입점 막았던 지자체장 항소심에서 책임 가중
[부산고법] "법령위반 고의성 짙어"
1심 20% 배상책임, 항소심 70%로 올려
2018-02-12 11:30:03
울산 북구청장 시절 행정심판위원회의 인용재결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점인 코스트코의 입점을 막았던 윤종오 전 민중당 의원에게 항소심 법원이 70%의 책임을 인정, 3억 5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부산고법 민사2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2월 1일 건축허가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 5억여원을 지급한 울산시 북구가 전임 구청장인 윤 전 의원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의 항소심(2017나56646)에서 윤 전 구청장의 책임을 70% 인정, "1심에서 지급을 명한 1억 100여만원 외에 2억 5300여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법원은 윤 전 구청장의 책임을 20%만 인정했으나, 항소심에서 피해액의 70%로 늘어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는 제1 반려처분에 대하여 반려사유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취소재결이 내려졌으므로 취소재결의 취지에 따라 동일 내용의 처분을 반복해서는 안되는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제1 반려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제2 반려처분을 하였고, 거기서 더 나아가 건축허가 이행명령재결과 기한을 정한 시정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시정명령 기한 내에 건축허가를 하지 않고 제2 반려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제3 반려처분을 하였다"고 지적하고, "그 과정에서 원고 소속 공무원들이 '재반려시 조합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예상되고, 설계도서 검토결과 건축법 및 관련 법령에 적합하고 관련기관과 부서 협의 결과도 적합하며, 건축심의 조건사항이 반영되었으므로, 건축허가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종합 검토의견을 반복하여 제시하였음에도 오로지 피고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반려처분을 반복하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러한 반복된 반려처분의 내용과 경과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법령위반의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론 "지역 내 중소상인을 보호하고 지역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공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피고의 주장은 경청할만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공익도 법치의 테두리 안에서 고려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조합의 이익이나 건축허가로 발생하는 다른 긍정적 효과도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의견. 재판부는 "피고가 이 점에 관하여 진지하고 객관적인 검토를 하였다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의 제2, 제3 반려처분은 행정심판법과 행정소송법 규정을 도외시한 고의의 위법행위로, 피고는 위법행위를 반복하였다"며 "피고에게 고의의 반복된 불법행위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성이 현저히 커 피고의 책임을 1심보다 50% 올린 70%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울산에서 유통업에 종사하는 중소상인 75명으로 구성된 울산진장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은 울산 북구 진장동에 있는 대지 23,900.40㎡ 위에 판매시설 용도의 건물을 신축하여 코스트코코리아에 임대하고자 2010년 8월 북구청에 건축심의를 신청했으나, 당시 북구청장이던 윤씨는 '중소상인과 대형마트가 상생의 협력 관계를 도모하고 중소상인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와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대형마트 입점을 보류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려했다. 조합은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심판을 청구, 인용재결을 받았다. 조합은 2010년 12월 다시 건축심의신청을 해 이듬해 2월 북구 건축위원회에서 조건부 가결 결정을 받았다.

조합은 2011년 3월 북구청에 건축허가신청을 냈다. 그러나 윤 청장은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마트는 현재도 포화상태이고, 입점 시 영세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서민경제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조합은 행정심판위원회에 반려처분의 취소심판청구를 해 그해 5월 '건축허가 요건을 충족하였음에도 합리적인 법적 근거 없이 이루어진 반려처분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인용재결을 받았다. 조합은 행정심판위원회의 인용재결 11일 후 다시 북구청에 동일한 내용의 건축허가신청을 했으나, 윤 청장은 '아직 상생방안이 마련되지 못했고 코스트코 입점에 따른 지역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다시 반려(제2 반려처분)했다.

조합은 이번에는 행정심판위원회에 건축허가처분 의무이행심판청구를 했고, 행정심판위원회는 2011년 7월 '제2 반려처분을 취소하고 건축허가 처분을 이행하라'는 건축허가처분 이행명령재결 및 시정명령을 하였다. 조합은 2011년 7월 19일 북구청에 재차 동일한 내용의 건축허가신청을 했다. 그러나 윤 청장은, 한 달쯤 후인 8월 23일 북구청 공무원들이 '행정심판위원회 인용재결의 기속력에 따라 건축허가를 하여야 하고, 관련기관과 부서 협의 결과 및 설계도서 검토 결과가 적합하며, 건축심의 조건 사항이 반영되었으므로, 건축허가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종합 검토의견을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과 동일한 사유로 재차 반려처분(제3 반려처분)을 했다. 조합은 행정심판위원회에 건축허가처분 의무이행심판청구를 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윤 청장이 반려처분을 한 다음 날인 8월 24일 윤 청장에게 이행명령재결의 취지에 따라 8월 29일까지 건축허가처분을 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윤 청장이 이행하지 않자 8월 30일 조합에 직접 건축허가처분을 해 코스트코의 입점이 성사됐다.

이에 조합이 "세 차례에 걸친 반려처분은 위법한 직무집행이니, 건축허가가 지연됨으로 입은 임대수익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당시 구청장이었던 윤 전 의원과 북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북구와 윤 전 의원은 연대하여 3억 67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금과 이자, 소송비용을 합한 5억 700여만원을 조합 측에 지급한 북구청이, "행정심판위원회 인용재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위법한 직무집행을 했다"며 당시 구청장이었던 윤 전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반면 당시 울산 지역 중소상인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코스트코의 입점에 반대하였으며, 울산지역 자치단체장, 시 · 구의원 등을 상대로 실시한 코스트코 입점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반대가 다수로 집결되었고, 울산 북구 의회는 2010. 10. 18. 만장일치로 코스트코 입점 반대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윤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아 확정됐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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