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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징역 24년 선고
블랙리스트 지시 · 비밀누설도 유죄
말 3마리도 뇌물…삼성 뇌물액 늘어
2018-04-11 09:32:17
"이번 사태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부여된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누어 준 피고인과 이를 이용하여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서원(최순실의 개명 후 이름)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월 6일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8개 혐의 중 16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 결과로, 이날 선고 과정은 TV로 생중계됐다.

담당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대통령과 개별 면담자 사이에 수첩 기재와 같은 내용의 대화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증거능력 인정된다"며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수첩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또 청와대 발견 문건에 대해서도, "원본과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볼 수도 없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변호인의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 '공소사실 불특정' 등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별 유 · 무죄 등 판단 요약

재판부는 재단 출연금 모금 혐의와 문화 · 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시 혐의 등 16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디.

특히 블랙리스트 지시 혐의와 관련, "문화예술계 지원배제와 관련된 김기춘의 각종 지시와 문화예술계 '좌파'에 대한 지원은 부적절하므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청와대의 기조는 모두 '좌편향'되어 있는 문화예술계를 시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피고인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고인이 개개의 구체적인 지원배제행위마다 이를 인식하고 그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 전체에 관한 피고인의 공모 및 기능적 행위지배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정호성이 피고인의 포괄적인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에 따라 공무상 비밀이 담긴 문건을 최서원에게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특검이 제시한 삼성 뇌물수수액 433억원에 대해선, "특검이 주장하는 개별 현안들의 진행 자체가 '승계작업'을 위하여 이루어졌다거나, '이재용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승계작업의 존재나 승계작업에 대한 '명시적 ·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승마 지원금 명목으로 최순실씨가 받은 72억 9000여만원과 차량 4대의 무상 사용 이익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살시도 등 삼성이 최씨 측에 제공한 말 3마리도 뇌물로 인정되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인정된 뇌물 액수 36억 3484만원보다 늘어난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 결과가 주목된다. 특경가법상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이어 작량감경하지 않을 경우 집행유예 선고가 쉽지 않기 때문. 이 부회장 입장에선 뇌물 공여액이 곧 법인자금을 유용한 횡령액으로 평가되는 것이어서 말 3마리의 뇌물액 포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최서원에게 속았다거나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 등이 행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그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다시는 대통령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하여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서라도 피고인에게는 그 범죄사실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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