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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입점업체에 경쟁백화점 매출자료 요구' 롯데쇼핑, 과징금 부과 정당
[대법] "납품 대금액, 임대료 기준 과징금 산정은 잘못"
2018-01-27 21:48:59
롯데백화점 입점업체들에게 경쟁백화점 매출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롯데백화점과의 매출대비율이 저조한 납품업체를 상대로 판촉행사를 강요하는 등 '갑질' 횡포를 부린 롯데쇼핑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명령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다만, 과징금 산정이 잘못되었다며 다시 산정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2월 22일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이 "시정명령과 45억 7300만원의 과징금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하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15두36010)에서 롯데쇼핑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과징금을 다시 산정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다시 산정하면 과징금이 줄게 된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35개 납품업자들에게 60개 입점브랜드에 대한 경쟁백화점 매출자료를 요구하고, 경쟁백화점과의 매출대비율을 비교해 매출대비율이 저조한 납품업자들에게 판촉행사를 요구하거나 경쟁백화점에서는 판촉행사를 진행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미협조시 마진인상, 매장이동, 중요행사 배제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

이에 공정위가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롯데쇼핑에 시정명령과 45억 7300만원의 과징금을 매기자 서울고법에 소송을 내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롯데쇼핑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적법하지만 과징금 산정이 잘못됐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원고가 요구한 납품업자들의 경영정보는 원고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백화점에서의 매출자료 등에 관한 정보로서 향후 원고가 백화점에 관한 거래에서 원고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있고, 원고 입장에서 시장조사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위하여 자신의 납품업자에게 매출자료 등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방법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의 매출자료 요구행위가 원고와 납품업자들 사이의 거래관계 개선 등을 위해 필요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원고의 매출자료 요구행위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어 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에 대한 과징금 부과 자체는 적법하다는 것.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유통업자는 부당하게 납품업자 등에게 납품업자가 다른 사업자에게 공급하는 상품의 공급조건(공급가격을 포함한다)에 관한 정보, 매장임차인이 다른 사업자의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입점조건(임차료를 포함한다)에 관한 정보 등을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그러나 과징금 산정방식과 관련, "대규모유통업법령은 위반행위별 과징금 상한만을 정하면서, 위반행위별 '과징금 산정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리적인 재량에 따라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러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반행위별 과징금 산정기준'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간과 횟수, 위반행위로 취득한 이익의 규모 외에도 대규모유통업법의 입법목적, 위반행위의 특유한 성격과 내용, 제재의 취지와 목적, 과징금 산정의 곤란 여부, 법령이 정한 과징금 부과 상한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정하여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원고의 매출자료 요구행위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품으로서 납품업자들이 원고에게 납품한 대금액과 매출자료 제출 요구를 받은 납품업자의 원고 매장 임대료를 '과징금 산정기준'으로 보아, 이를 기초로 피고가 과징금을 산정한 조치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로,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의 핵심은, 힘의 차이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정보를 요구한 행위 그 자체에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그에 관한 제재 수준을 1차적으로 정하는 '과징금 산정기준'을 설정할 때에는 거래상 지위를 얼마나 악용하였는지 여부, 그 요구 방법, 거래관계를 이용하여 취득하게 된 정보의 내용과 양(量), 위반행위의 횟수와 기간 등 그 위법성 정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를 일응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대규모유통업법 14조 위반행위는 상품대금 감액 행위(7조)와 같이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등의 거래관계 자체에 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행위가 개입되는 경우와는 구별되는데, 상품대금 감액 행위에 관하여는 '그로 인하여 직 ·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상품의 매입액'과 같이 '위반행위가 개입된 거래관계의 규모'를 과징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 그 제재수준을 결정하여도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와 달리 거래관계에 있음을 기화로 한 위법행위인 경영정보제공 요구행위에 대하여는 같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이득액이 많지 않더라도 제공을 요구한 정보의 내용, 위반행위의 횟수 등에 따라서는 그 위법성 수준이 낮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대규모유통업자가 위반행위로 인하여 영향을 받은 상품을 납품업자로부터 매입한 규모' 등은 적어도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에 관하여 제재 수준을 1차적으로 결정하는 '과징금 산정기준'으로서는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대규모유통업자가 부당하게 취득한 경영정보를 이용하여 유통시장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추가적인 법령 위반행위를 하였는지는 구체적 과징금 산정과정에서 부수적으로 고려될 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결국 그 자체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과징금 산정기준에 따른 (롯데쇼핑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율촌이 롯데쇼핑을, 공정위는 최수희, 김설이 변호사가 대리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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