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고래 등에 작살 꽂았어도 놓쳤으면 무죄"
[울산지법] "포획행위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어"
2009-03-07 최기철
울산지법 최주영 부장판사는 2월 13일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한 혐의(수산업법 위반)로 기소된 선장 장 모씨 등 2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2008고단2623)
장씨 등은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9시쯤 장씨의 배를 타고 경북 영덕군 앞바다로 나가 동방 35마일 해상에서 약 5m 크기의 밍크고래가 유영 중인 것을 발견하고 선원 이 모씨와 안 모씨가 고래를 향해 작살을 각각 1회씩 던졌다. 작살은 수산업법상 금지된 어구다.
그 중 안씨가 던진 작살이 고래 등에 꽂혔으나, 고래가 잠수하는 바람에 작살과 연결된 로프에 다리가 휘감겨 있던 안씨도 함께 바다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장씨 등은 20~30분후 고래가 숨을 쉬기 위해 바다 위로 떠오르자 작살의 로프를 끊어 안씨를 배 위로 건져 올렸으나, 고래는 작살이 등에 꽂힌 채 도망갔다. 안씨는 이 날 숨졌고, 장씨 등은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최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밍크고래를 자신들의 확실한 지배범위 내에 두게 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피고인들이 밍크고래의 등에 작살을 꽂은 것만으로는 밍크고래 포획행위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고, 이에 대한 미수범 처벌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이상 수산업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수산업법 58조는 누구든지 이 법에 정한 어업 외의 어업의 방법으로 수산동식물을 포획 · 채취하거나 양식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미수범 처벌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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