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한의원의 시계밴드 모양 전자침술 장비 부착, 간호조무사 혼자 하면 안 돼 "

시계밴드 모양의 전자침술 장비를 한의사가 지정한 위치에 부착하는 행위는 간호조무사가 한의사의 지도, 감독 아래 수행할 수 있는 진료보조 업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이를 이유로 요양급여비용 · 의료급여비용을 환수한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송각엽 부장판사)는 8월 29일 간호조무사가 혼자 전자침술 장비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4,477,260의 요양급여비용을, 대구북구청장으로부터 3,215,149원의 의료급여비용 환수처분을 받은 한의사 A씨가 건보공단과 대구 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환수처분 취소소송(2023구합59452)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에선 원고 병원 간호조무사의 전자침술 장비 부착행위가 의료법에 따라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할 수 있는 진료보조 업무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재판부는 "보건복지부의 간호조무사 진료보조 업무 범위에 관한 지침에 의하면, 한의사가 시행하는 여러 술기 중 침술을 시행할 경우에는 한의사가 직접 침을 정확한 위치에 자입하는 행위까지 하여야 하지만, 구술과 부항술을 실시하는 경우 한의사가 뜸 및 부항기를 부착할 위치만 지정하여 주면 간호조무사가 진료보조 업무의 일환으로 해당 위치에 뜸 및 부항기를 부착하는 행위를 할 수 있고, 또한 전통적인 의미의 침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아니라 경혈에 전기적 자극을 주는 '침전기 자극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한의사가 침을 직접 자입하는 행위까지 하여야 하고, 간호조무사는 그 이후 침병에 전기를 연결하거나 자극강도를 조절하는 행위만을 진료보조 업무로 수행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원고가 대구 북구에서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한의사인 원고가 아니라 간호조무사들이 직접 전자침술을 받는 수진자들에게 시계밴드 모양의 전자침 장비를 부착한 행위는 간호조무사들이 한의사의 지도 · 감독 아래 수행할 수 있는 진료보조 업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장치를 이용한 시술은 경혈에 직접 정확하게 전기적 자극을 가하여야 한다는 측면을 고려하여 '전자침술'로 분류된 의료행위로서, 비록 작은 사각형 모양의 금속판을 피부에 압박하는 것에 불과하여 그 '침습성'의 정도가 전통적인 침술이 아니라 구술 또는 부항술을 시행하는 경우와 가깝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정확한 부착 위치가 의학적 전문지식을 가진 한의사에 의해 조정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침술 또는 '침전기자극술'을 시행하는 경우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이므로, 단순히 이 사건 장치를 부착할 위치를 지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학적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도록 정확한 위치에 이 사건 장치를 실제로 부착하는 것까지가 한의사의 의료행위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설령 이와 달리 한의사가 지정한 위치에 이 사건 장치를 부착하기만 하는 행위가 간호조무사들이 한의사의 지도 · 감독 아래 수행할 수 있는 진료보조 업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병원 소속 간호조무사들은 한의사인 원고의 별다른 지도 · 감독 없이 이 사건 장치를 부착하였다고 보이고, 이와 달리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원고가 이 사건 장치를 부착할 위치를 일일이 지정하는 등 간호조무사들이 수행하는 진료보조 업무에 대한 지도 · 감독을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피고들이 내린 환수처분의 처분사유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판결문 전문은 서울행정법원 홈페이지 참조.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