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 등 생활이익 토지소유자 아닌 거주자 몫"
[중앙지법]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접 땅 소유자 청구 기각"건물가치 하락 예상돼도 토지에 대한 침해로 볼 수 없어"
2004-08-23 김진원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손윤하 부장판사)는 8월 17일 서울 서초동의 아크로비스타 빌딩 들 사이에 대지 약 165평을 갖고 있는 박모씨가 아크로비스타의 건축주인 대상(주)와 시공사인 대림산업(주)를 상대로 낸 1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2002가합14742)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조, 조망, 사생활 보호 등은 토지 또는 건물에서의 주거환경과 관련된 법적 보호가치 있는 생활이익의 요소로서 통상 그 거주자의 주거생활이익으로 인정되는 것이고, 당해 부동산의 소유자에 불과한 자는 일조 등의 생활이익을 직접 침해받는 자라 할 수 없다"며, "일조, 조망, 사행활 보호 등의 생활이익은 토지의 이용 현황과 무관하게 그 소유권 속에 당연히 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토지가 구체적으로 주거로 이용되고 있음을 전제로 그 거주자의 주거생활이익의 한 요소 또는 토지소유자의 소유권에 기한 토지사용수익권의 내용에 속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토지와 관련한 일조 등의 생활이익 침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이 이유있기 위해서는 이 사건 토지가 주거로 사용되고 있고, 아크로비스타의 신축으로 인하여 이 토지에서의 거주자의 법적 보호가치 있는 생활이익에 대한 위법한 침해가 존재하여야만 한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의 주장대로 토지위에 근린생활시설 및 고급 원룸시설을 건축하는 경우 주거용에 속하는 고급 원룸시설부분의 가치가 아크로비스타에 의한 일조 등의 생활이익 침해로 인하여 하락할 것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아크로비스타의 신축이 토지의 통상적인 사용 방법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이상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위에 장차 건축할 건물에 일조 등의 침해를 주게되고 이로써 건물 가치가 하락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효용에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를 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자신의 토지에 근린생활시설과 고급 원룸을 지으려다 인접 토지에 최고 37층의 3개동으로 이루어진 주상복합빌딩인 아크로비스타가 들어서자 근린생활시설과 일반 업무용 빌딩을 지은 뒤 소송을 냈다.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