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운전 미숙하다고 女 운전연수생 허벅지 밀쳤다고 강제추행 아니야"
[대법] "추행 고의 추단 어려워"
학원 등록 없이 운전 연수를 하는 A(51)씨는 2021년 7월 25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 30분쯤 사이에 운전 연수 중 소나타 차량 안에서 운전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연수생인 B(31 · 여)씨의 오른쪽 허벅지를 1차례 밀쳤다. 또 7월 29일 오후 4시쯤 '뒷골이 당긴다. 목을 주물러라'고 말하며 B씨의 오른손을 잡은 후 자신의 뒷목으로 가져가고, 8월 26일에도 운전대를 잡고 있는 B씨의 오른손을 잡는 등 3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00만원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A씨의 상고로 열린 상고심(2024도3061)에서 대법원 제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8월 1일, 2021. 7. 25. 행위 부분은 무죄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부분 2021. 7. 25. 자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고인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를 1회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고 하면서, 그 이유에 관하여 운전 연수 중 피해자가 피고인의 지시대로 운전을 하지 못했을 때 피고인이 화가 나서 때린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비슷한 시기인 2021. 7.경 피고인으로부터 운전 연수를 받은 바 있는 C(여 · 33)는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운전 연수를 받는 도중에 신호를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 발생하면, 조수석에 앉은 피고인이 자신의 팔뚝이나 다리를 툭 치면서 주의를 주기도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고 지적하고, "이와 같이 피고인이 그 무렵 운전 연수를 받던 피해자나 제3자에 대해 보인 동일한 행위 태양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허벅지 부위를 밀친 행위에 대해 피고인의 폭행 가능성 내지 폭행의 고의를 배제한 채 곧바로 추행의 고의를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9872 판결 등 참조)"고 밝혔다. 또 "강제추행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위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 행위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나머지 2회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선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