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노트] 2024년 법률시장 전망

2024-01-04     이은재

여전히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사태 등 요동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2024년을 맞는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등 1년 전에 비해 사정은 좀 나아 보인다. 매년 로펌 산업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 Citi-Hildebrandt의 '2024 Client Advisory'에 따르면, 시장이 안정되면 딜 자문이 회복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Citi-Hildebrandt는 지난 2년간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였던 소송과 파산, 재무조정, 규제, 조사, 컴플라이언스 업무에 여전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보호와 사이버 보안,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분야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들이다. 반면 M&A 등 회사법 분야와 자본시장, 부동산, 국제무역, IP 등의 분야는 도전이 요구되는 힘든 영역에 위치하고 있다.

◇김진원

산업별 분석에서도, 최근 몇 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기술 산업(technology industry)의 법률업무에 강한 드라이브가 예견되고, 에너지와 PE, 헬스케어, 생명과학, 핀테크 등도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반면 부동산, 소매와 소비재, 제조업 분야는 반대쪽에 위치하고 있다. 프로젝트와 인프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운송, 호텔 쪽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시장이 2025년까지 여전히 법률수요의 주요 원천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뉴욕과 캘리포니아, 워싱턴 DC, 텍사스를 4개의 주요 성장시장으로 꼽았다.

미국 밖에선 영국의 런던이 가장 크게 성장이 기대된다고 한 반면 에너지 위기와 싸우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유럽에 대해선 여전히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미중 긴장 속에 몇몇 국제 로펌들이 철수한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와 홍콩도 도전을 의미하는 붉은 색이 칠해져 있다. 대신 중국을 떠난 국제 로펌들은 동남아 시장을 향하고 있다. 한국 로펌들도 여러 곳이 나가 있는 싱가포르에 국제 로펌들이 몰려들고 있다.

Citi-Hildebrandt는 인도에서도 법률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목격되고 있다고 주목했다. 다만, 외국 로펌들이 인도 법률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진입엔 여전히 제한이 존재한다며 당분간은 국제 로펌들이 인도 시장 투자에 조심성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한국 로펌들에게도 2024년이 기회의 해로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대신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측면에서 도전이 제기되는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