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터미네이터가 아니라 아이언맨"

 DLA Piper 'ESG+AI 컨퍼런스' 인기 폭발

2023-11-18     김진원

현대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주요 법률 이슈에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와 AI에 관련된 법률문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위 두 가지 이슈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걸쳐 규제가 진행되고 다양한 법적 문제가 제기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차원의 대응이 요구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중요성을 간파한 디엘에이 파이퍼(DLA Piper) 한국사무소(대표 이원조)가 지난 11월 9일 ESG와 AI 두 개의 이슈를 글로벌 차원에서 점검, 조명하는 'ESG+AI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서울대 로스쿨이 후원하고,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 룸에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선 "ESG : 지속 가능 전환을 향한 글로벌 동향(Global Trends in the Sustainability Transition)", "AI 관련 법의 미래(The Future of AI Law)", "ESG와 AI 융합의 탐구(Exploring Intersection between ESG and AI)" 등의 주제를 놓고 여러 개의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DLA

무엇보다도 이날 컨퍼런스 발표를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날아온 DLA Piper 변호사들의 면면에서 DLA Piper가 준비한 컨퍼런스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 

DLA Piper의 Head of Global Government Relations인 Richard Sterneberg는 브뤼셀 사무소 소속으로, 이날 ESG 세션의 좌장을 맡아 컨퍼런스를 주재했다. 브뤼셀에서만 25년의 경력이 쌓인 그는 특히 EU에 중점을 두고 대정부 관련 프로젝트를 리드하며, 국제 제재(international sanctions)에 관련된 컴플라이언스도 지원한다. 또 워싱턴 DC 사무소 소속으로 ESG 공동의장 중 한 명인 Kristy Balsanek가 이날 ESG 세션에서 미국의 규제 등에 대해 상세한 발표를 진행했으며, 미 조지아주 검사 출신의 환경 전문가인 Gwen Keyes Fleming이 Kristy Balsanek와 함께 미국의 ESG 관련 규제에 대한 소개를 주도했다. Gwen Keyes Fleming은 DLA Piper 환경그룹(Environmental Practice Group)의 공동의장도 맡고 있다.

AI 세션은 DLA Piper의 AI and Data Analytics 부문 대표(Chair)인 Danny Tobey와 변호사이자 데이터 과학자인 Bennett Borden이 이끌었다. Tobey 변호사는 의사(Medical Doctor) 자격도 갖춘 AI 전문 변호사이며, Borden은 파이낸셜타임즈로부터 '올해의 혁신 변호사'로 선정된 적도 있다.

발표에서 Richard Sterneberg는 글로벌 스탠더드 설정자(global standard setter)로서의 EU 규제의 중요성에 대해 소개하고, 2024년에 EU 집행부와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공급망에서의 실사, 노동 금지의 강제, 삼림벌채 규제, 배터리 규제, 그린워싱(greenwashing), 탄소 배출 감소 등 이른바 그린딜이 최우선의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risty Balsanek와 Gwen Keyes Fleming도 연방정부와 주정부로 나눠 미국의 ESG 관련 규제에 대해 설명하고, 2024년에 치러질 미 대통령 선거에서 ESG가 정치토론 어젠다의 전면에 위치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또 2024년 선거 결과가 미국의 ESG 규제와 집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edical

Tobey 변호사는 앱으로 조사한, 겨울에 유난히 추운 미 보스톤 지역의 도로에 팬 구멍(potholes) 숫자의 지역별 편차에 관한 사례를 들어가며 알고리즘 편차(Algorithmic Bias)에 대해 소개해 세미나 참석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았다. Tobey 변호사는 특히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주요 리스크로 정확성(accuracy), 지식재산권 침해(IP infringement), 편견과 독성(bias/toxicity) 등을 들고, 이러한 리스크가 제어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귀하의 회사가 AI 적합화에 익숙한 주요 업무흐름에서 어떻게 사업을 수행하고 임무를 확인하는가를 이해하고, 안전하면서도 믿을만하고, 법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AI를 편입시키는 것(The key is to understand how your company goes about doing its business, identify tasks in those key workflows that are amenable to AI-optimization, and incorporate AI in a safe, reliable, and compliant manner)"이라며 "AI를 터미네이터(Terminator)가 아니라 아이언맨(Iron man)이 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Bennett Borden도 "시장에서 일어날 교란과 파괴적 혁신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는 어렵지만 내일의 날씨엔 대비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에메랄드 룸을 가득 메운 약 200명의 기업체 관계자들에게서 ESG와 AI 이슈를 다룬 컨퍼런스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비슷한 주제의 여러 세미나에 참석해 보았지만 이번 컨퍼런스는 정말 괜찮은 컨퍼런스"라는 말로 만족을 나타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