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선정/2022 올해의 변호사] 부동산 PF | 강종범 변호사

'자금 조달에서 PF 위기 타개까지'…"윈윈 자세 접근 중요"

2023-01-11     이은재

리걸타임즈가 Corporate and M&A, 금융, 인사노무, 송무, 국제중재, 조세, 공정거래, 건설 · 부동산, IP, TMT 등 기업법무의 주요 분야에서 2022년을 빛낸 '2022 올해의 변호사(Lawyers of the Year)' 19명을 선정, 그들의 활약상과 성공 노하우를 조명한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딜을 성사시키고 분쟁을 해결해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한 성공의 주역들이다. 편집자

"지금 위기를 잘 버텨내야죠. 전 세계 경제에 일파만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봐요. 시장에서도 앞으로 4~6개월이 고비라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장 위축 불구 1천건 넘게 자문

로엘법무법인의 강종범 변호사는 김앤장 근무를 포함해 지난 10년간 대규모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자문을 도맡아 수행한 '부동산 PF' 전문가로 유명하다. 2022년에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나머지 후반기로 넘어가며 신규 딜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강 변호사는 로엘의 부동산 PF팀을 지휘해 대출건수 기준으로 1,000건이 넘는 거래에 자문한, 부동산 개발 자금 조달의 큰 손 중 한 명이다.

◇강종범

그는 지난 5월 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3,750억원 규모의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개발사업 PF, 본격적인 PF 이전에 3,000억원이 넘는 브릿지 대출을 성사시켜 사업의 첫 발을 내딛게 한 '서울 온수 역세권 활성화사업', 레고랜드 사태가 터져 딜이 무산될 뻔하기도 했으나, 70곳이 넘는 대주단과의 다양한 거래조건을 충족시키며 2,500억원이 넘는 브릿지 대출을 성사시킨 인천 검단 신도시의 넥스트 콤플렉스 개발사업 등 2022년 들어서도 수천억원 규모의 여러 의미 있는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페이퍼 컴퍼니 대주만 8곳이 들어온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PF는 유동화가 굉장히 많았던 다단계에 걸친 복잡한 딜로 유명하다. 클로징 후 셀다운에만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온수 역세권 사업' 대주 170곳 넘어

또 검단 신도시의 넥스트 콤플렉스 개발 건은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얼어붙으며 대주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어 상대적으로 금액이 적은 10억, 5억원 규모의 대주까지 대주별로 거래조건을 맞춰 2,530억원의 대출을 성사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 온수 역세권 사업도 대주가 170곳이 넘는 복잡한 딜이었다.

강 변호사는 "시장이 좋을 땐 요구사항이 너무 많은 대주가 있으면 그냥 빠지라고 하며 대출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올해는 워낙 시장이 위축되어 대주 한 곳 한 곳이 매우 소중하고, 그래서 대주별로 원하는 니즈에 맞춰 계약서를 고치고 또 고치며 딜을 진행해 클로징한 경우가 많았다"며 "자문하는 변호사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성사되었을 때의 보람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은 올해 강 변호사가 자문한 또 한 부류의 사건은 분양 실패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PF 사업장의 위기 타개에 관한 자문이다.

◇강종범

강 변호사는 얼마 전 경기 수원에 있는 한 주상복합건물 건축에 돈을 빌려준 전주들로부터 부실화된 대출채권을 양수하려는 이른바 NPL 업체들로부터 자문 요청을 받았다. 대출채권을 매입하려고 하자 이 건물을 지은 시행사 측에서 해당 부동산에 대한 신탁 자체가 무효라며 채권양도 금지 가처분과 함께 신탁취소소송을 제기해 강 변호사를 찾아온 것이다.

위탁 건설사가 임의 임차

이번엔 PF 자금을 대여한 대주단의 요청을 받은 수탁사가 지방도시 두 곳에 소재한 분양가 2,200억원 이상 오피스텔과 연면적 25,000㎡의 대형 상가건물을 각각 공매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에 관한 자문. 강 변호사는 "공매를 하려고 했더니 위탁 건설사가 수탁자의 동의 없이 건물 일부를 임차한 사실이 드러나 임차인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공매를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는 경우가 많은 상가나 오피스텔은 경기를 많이 탈 수밖에 없고, 계약금을 포기하고 분양계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분양률이 처음엔 100%였다가 0으로 떨어진 사업장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지금의 부동산 위기는 일단 경기에 숨통이 트일 때까지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행사든 시공사든 대주단이든 서로 윈윈(win-win)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 부동산 PF 자문 10년의 노하우가 쌓인 강 변호사의 조언. 그는 "위기에 빠진 부동산 PF 사업의 해결방안과 관련해 자문할 때도 의뢰인의 입장만 생각해 접근하지 않는다"며 "상대방한테 조금 양보하더라도 결국 살아남는 게 더 중요하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의뢰인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오게 된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