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공군 전투비행단 영내 독신 · 외래자숙소에 TV수신료 부과 위법"

[광주지법] "방송법 시행령상 등록의무 면제"

2022-07-13     김덕성

광주지법 행정2부(재판장 채승원 부장판사)는 6월 17일 국가가 "공군 전투비행단의 영내 독신자 · 외래자숙소에 있는 TV수상기에 1대당 월 2,500원씩 수신료를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2021구합10675)에서 방송법 시행령상 등록의무가 면제되는 수상기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국방송공사가 피고보조참가했다.

재판부는 "방송법 시행령 제39조 제10호에 규정된 문언의 의미에 따라 장소적으로 '군 영내'에 갖추고 있는 수상기는 등록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참가인(한국방송공사) 주장과 같이 군 영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군의 임무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수상기만이 등록의무가 면제된다고 보는 것은 법령상 '영내'의 의미에다가 '군의 임무수행과 직접적 관련성'이라는 다의적이고 불명확한 불확정 개념을 추가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위 시행령 제39조 제19호 등과 비교하여 법령의 문언을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으로 부당하다"며 "원고 비행단의 영내 독신자숙소 및 외래자숙소에서 보유(소지)하는 수상기는 방송법 시행령 제39조 제10호에서 정한 등록의무가 면제되는 수상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참가인은 외래자숙소는 민간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민간 위탁 운영도 가능한 복지시설에 해당하므로 민간 영역에 속하여 수신료 부과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민간인의 출입 여부를 기준으로 '영내'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축소하여 해석하는 것에 해당하여 인정할 수 없고, 외래자숙소 이용현황을 보면, 외래자 숙소의 이용자는 대부분 임무수행을 위해 원고 비행단을 방문한 군인 또는 군무원 등 출장자이고, 독신자숙소는 미혼간부 또는 가족과 별거하는 기혼간부에게 제공하는 주거시설로서 독신자 및 외래자 숙소에 있는 수상기는 원고 비행단이 소유 내지 소지하고 있는 재산으로 수상기 등록이 면제되는 수상기라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참가인이 수신료의 부과 및 징수 권한을 피고(한전)에게 위탁하였는데, 참가인이 수상기의 등록여부에 관하여 해당 법령 규정의 요건을 심사하여 이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어서 수상기의 등록 내지 그 면제는 참가인의 재량행위로 보이고, 원고 비행단이 독신자숙소 및 외래자숙소에 보유 내지 소지하고 있는 수상기가 방송법 시행령 제39조 제10호에 해당하여 등록이 면제되는 수상기인지 여부는 수신료 부과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전제 사실이 되는데, 참가인이 위 법령 규정을 군의 임무수행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아울러 독신자숙소 및 외래자숙소의 수상기가 군의 임무수행과 직접 적인 관련이 없다고 보아 피고로 하여금 위 수상기에 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도록 위탁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수상기의 등록면제 여부에 관하여 잘못된 법령해석과 사실 인정은 재량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실오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며 "피고가 참가인의 권한을 위탁받아 행사한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가 소지하고 있는 수상기의 등록 내지 그 면제 여부에 관하여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으므로, 위 처분은 그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선 사전에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령상 근거에 관하여 미리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위법도 문제 되었다. 재판부는 원고 비행단에 처분의 내용과 법적 근거, 의견제출에 관한 사항 등을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사전통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적법하게 제시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았다.

한전은 방송법 67조 2항에 따라 한국방송공사로부터 TV수신료의 징수업무를 위탁받아 전기사용고객에 대해 매월 발생하는 전기요금고지서에 수신료(1수상기 당 2,500원)를 포함해 함께 징수하고, 그에 따라 수신료 징수금액 중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아오고 있으며, 수상기를 등록, 관리하는 업무는 한국방송공사가 자체 전산 시스템을 통해 수행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