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칼럼] 커클랜드 vs 왁텔
최근 아메리칸로이어가 발표한, 2021년 매출 기준 '미 100대 로펌(The 2022 Am Law)'에서 가장 주목을 끈 로펌을 꼽으라면 역시 '매출 1위' 커클랜드앤엘리스(Kirkland & Ellis)와 지분파트너 1인당 순이익 즉, 'PEP 1위' 왁텔(Wachtell)일 것이다. 아메리칸로이어도 두 로펌이 미 로펌 성공의 절정을 대표한다고 소개했다.
전체 변호사 3,025명, 지분파트너 490명의 커클랜드는 지난해 우리돈 7조원이 넘는 60억 4,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로펌 매출 6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왁텔은 또 변호사가 지분파트너 91명을 포함해 288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1억 1,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매출기준 45위에 랭크되었으며, PEP는 840만 달러를 기록, 15년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로펌의 재정적 성공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라는 RPL 즉, 변호사 1인당 매출도 386만 달러로, 2위를 기록한 Sullivan & Cromwell보다 164.5만 달러나 많다.
여러 숫자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커클랜드와 왁텔은 높은 수익을 달성한 성공 루트가 현저하게 다르다. 변호사 3,000명이 넘는 강력한 메가펌인 커클랜드는 지분파트너 외에 763명의 비지분파트너를 포함, 2단계의 파트너십으로 운영되며, 매우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왁텔은 비지분파트너가 아예 없고, 미 로펌 중 가장 낮은 파트너 대 어소 변호사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같은 연차의 파트너에겐 동일한 지분의 배당을 하는 이른바 철저한 락스텝(lock-step) 보상구조를 취하고 있다.
커클랜드가 변호사 3,000명이 넘는 초대형 로펌이지만 물론 변호사 수가 커클랜드를 특출나게 만든 것은 아니다. 아메리칸로이어는 사이즈 대신 선견지명, 대담함, 그리고 집중이 커클랜드와 커클랜드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한 Latham & Watkins가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 훨씬 더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10년간 변호사 수 증가를 10%로 억제하며 수익성에서 지속적으로 강한 성과를 낸 오래된 파워하우스인 매출 5위의 Skadden을 예로 추가하며 '더 크다고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아메리칸로이어는 로펌의 사무소 위치와 개수를 분석해 미 로펌들을 뉴욕 로펌, 실리콘밸리 로펌, 인터내셔널 로펌, 글로벌 로펌 등 5개 유형으로 나눈 후 커클랜드를 전체 변호사의 최소 70%는 미국에 남겨두되 5~11개 나라에서 경쟁하는 인터내셔널 로펌으로 분류했다. 글로벌 로펌은 인터내셔널 로펌보다 더 많은 지역을 커버하는, 12개 이상의 나라에서 경쟁하는 로펌을 가리키는데, 아메리칸로이어는 Latham, Skadden, Cleary Gottlieb, White & Case 등을 범주에 넣었다.
인터내셔널 로펌인 커클랜드에 비해 왁텔은 뉴욕 한 곳에만 사무소를 두고 있는 전형적인 뉴욕 로펌이다. 주목할 부분은, 성공하는 로펌들은 업무를 수행할 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매우 의도적이라는 점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