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조] 중국의 지식재산권 징벌적 배상제도

3배 배상 인정한 '샤오미테크놀로지 vs 선전샤오미' 케이스

2022-04-08     김진원

징벌적 배상은 징계적 배상이라고도 한다. 침해자가 피침해자에게 실제 피해 이상의 금액을 물어주는 일종의 금전적 배상이다. 2013년 '중화인민공화국 상표법'의 개정을 시작으로, 징계적 배상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제도에 도입되어 입법 · 사법 · 행정정책 등 다방면에서 힘을 합쳐 "보상위주, 징벌위보"(补偿为主, 惩罚为辅)의 지식재산권 침해 손해배상제도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2020년 5월 28일 발표된 '중화인민공화국 민법전' 제1185조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징벌적 배상제도의 확립을 일반 규칙 형식으로 선포하였다. 2020년 10월 개정된 '중화인민공화국 특허법'과 2020년 11월 개정된 '중화인민공화국 저작권법'에 모두 징벌적 배상조항을 추가한 것은 징벌적 배상제도의 전면적인 확립을 의미한다. 2021년 12월 24일 개정된 '중화인민공화국 종자법' 제73조는 식물신품종권을 침해하고 침해 정황이 엄중한 경우 전항의 실제 손해 또는 권리자가 입은 손실이나 침해자가 얻은 이익을 근거로 확정한 금액의 2배 이상 3배 이하의 손해배상액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중국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징벌적 배상은 악의적 침해행위에 대한 징계의 강도를 높여 악의적 침해행위를 제재하고 억제함으로써 지식재산권의 시장가치가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고의성 · 침해 엄중성 등 4가지 요건 충족해야 

그러나 징벌적 배상은 지식재산권 손해배상에 있어서 보조적 위치에 있으며, 엄격한 적용 조건이 존재한다. 징벌적 배상의 사법 적용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①침해자는 주관적 고의성이 있어야 한다.
②침해 행위는 정황이 엄중한 것이어야 한다.
③침해이익 또는 권리자의 로열티는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있어야 한다.
④권리자가 징벌적 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의 사법 실천 결과 지식재산권의 무형성으로 인하여, 상술한 4가지 요건을 판단할 때 주관적인 요인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 입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급 법원이 징벌적 배상제도를 올바르게 적용하고 재판 기준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021년 3월 3일 '지식재산권 침해 민사사건 심리 징벌적 배상 적용에 관한 최고인민법원의 해석'(이하 해석)을 발표하였다. 이 '해석'은 지식재산권 민사사건의 징벌적 배상 적용 범위, 고의, 정황의 엄중성 판단, 기수와 배수의 산정 확정 등과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해석'에 따르면, 법원은 지식재산권 침해의 고의성 판단에 대하여 지식재산권 침해 객체의 유형, 권리 상태와 관련 제품의 인지도, 피고와 원고 또는 이해관계자 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지식재산권 침해 정황의 엄중성의 판단에 대해서는, 침해 수단 및 횟수, 침해 행위의 지속 시간, 지역 범위, 규모, 결과, 침해자의 소송 중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또 법원이 징벌적 배상액을 확정할 때에는 각각 관련 법령에 따라 원고의 실제 손해액, 피고의 위법소득액 또는 침해로 인한 이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실제 손해액, 위법소득액, 침해로 인한 이익의 산정이 곤란할 경우, 법원은 법에 따라 그 로열티의 배수를 참조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징벌적 배상액의 산정기준으로 한다.

법원은 법에 따라 피고에게 침해행위에 관련된 장부 ·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령하고,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장부 ·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제출한 경우 원고의 주장과 증거를 참고하여 징벌적 배상액의 산정기준을 결정할 수 있다. 법원이 법에 따라 징벌적 배상액의 배수를 결정할 때는 피고의 주관적 착오 정도, 침해행위의 심각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中 로펌 잉커, 샤오미테크놀로지 대리해 승소 

최근 중국 광둥성고등인민법원이 유명 브랜드 · 금융상품 ·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의 분쟁을 다룬 지식재산권 징벌적 배상 전형 사례 6건을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잉커가 원고인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를 대리한, 2021년 12월 선전중급인민법원에서 판결이 선고된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의 선전샤오미회사 등을 상대로 한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 분쟁사건-전자상거래 중 상표권 침해 징벌적 배상의 구체적인 고려"가 그중 하나이다.

선전중급인민법원은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의 선전샤오미회사 등을 상대로 한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 분쟁사건"에서 정확한 규명을 통해 전자상거래에서 침해로 인해 얻은 이익을 인정하고 원고가 청구한 배상액을 전액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해 징벌적 배상법 적용에 있어 적극적이고 신중하며 엄정한 태도를 보였다.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는 2010년 3월에 설립되어 휴대전화 등에 제8228211호 상표를 등록하였고 해당 상표 · 상호를 널리 홍보하고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다.

반면 선전샤오미회사는 2012년 12월에 설립되어 티몰(天猫) 플랫폼에 점포를 설립하고 공개적으로 투자유치 협력을 진행하였으며, 타인이 생산한 상품에 자신을 제조사로 표시해 판매하였다. 선전샤오미회사는 이 점포에서 충전기, 보조배터리, 선풍기, 안마기 등 182개 피소 상품을 판매하였으며, 상품 판매 페이지마다 '샤오미 디지털 전문점'으로 제조사 표시를 하였다. 이 중 114개 피소 상품 제목에는 '샤오미 디지털 전문점', '샤오미 전문점', '샤오미'라고 표시했다. 법원이 직권에 따라 티몰회사로부터 당해 점포의 최근 3년간 거래내역을 조회한 바에 따르면, 상술한 182개 피소 상품의 판매금액은 합계 인민폐 1억 5,400만 위안에 달했다.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는 이같은 선전샤오미회사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이라고 주장하고, 경제적 손해와 권리 보호 비용으로 인민폐 3,000만 위안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선전시법원, "상표권 침해" 인정

선전시중급인민법원은 "선전샤오미회사가 114개 피소 상품 판매 제목에 '샤오미 디지털 전문점', '샤오미 전문점', '샤오미'를 표시한 행위는 상표권 침해로 인정된다"며 "판매금액은 인민폐 총 1억 3,500만 위안"이라고 판결하였다. 법원은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의 신청에 따라 서증 제출명령 재정을 내리고, 선전샤오미회사에 매입거래 증빙서류 등 증거를 제출하라고 명령하였으나 선전샤오미회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증거 제출을 거부해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의 증명사항과 관련한 주장이 성립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동종업계 기업의 이익률을 30.78%로 보고, 이 사건 관련 상표의 인지도, 선전샤오미회사의 사용 방식, 경영 방식 등을 고려해 피고가 도용한 상표가 피고의 이익에 기여한 이익 기여율을 30%로 인정하였다.

선전샤오미회사는 이 사건에 관련된 상표의 권리를 알고도 고의로 침해하였고 권리침해행위의 시간이 길고 범위가 넓으며 규모가 크고 권리침해로 얻은 수익이 막대하다는 점이 인정되었다. 법원은 이와 함께 피고 측의 여러 가지 권리침해행위로 사건의 경위가 심각하다며 상술한 요소를 종합하여 3배의 징벌성 배상을 적용하기로 확정, 이에 근거하여 상표권리침해배상액을 인민폐 3,740만여 위안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부정 경쟁 배상금 부분의 배상액과 합리적인 권리보전 비용을 합친 결과 본 사건의 청구액 3,000만 위안을 초과한 만큼 샤오미테크놀로지회사의 청구대로 피고에게 인민폐 3,000만 위안(환률 192원 기준, 한화 57억 6,000만원)의 배상을 전액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 사건의 제1심 선고 후, 양 당사자는 모두 판결에 대해 이의를 하지 않았다. 법원의 주관하에 의견조정의 일치로 쌍방의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었다.

본 사건은 증거규칙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서증 제출명령과 직권에 의한 조사 및 증거 수집을 동시에 적용하여 침해 매출액과 이익률 등의 사실을 정확하게 규명하여 인정받은 사례에 해당한다. 아울러 피고가 빅데이터 툴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수익에 기여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정하고, 기여율을 합리적으로 참작하여 징벌적 배상에 대한 적극적이고 신중하며 엄정한 법률 적용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축취영(祝翠瑛) · 왕위(王玮) 중국변호사(zhucuiying@yingkelawyer.com)

*축취영 중국변호사는 중국 로펌 잉커의 서울사무소 대표로 서울대 박사이기도 하다. 왕위 중국변호사는 잉커 상해지사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