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이달의 로펌] 국제적 강점, 서울에 접목시킨 White & Case
M&A, PF, 국제중재, IP, Sanctions, 통상 자문 순항중
글로벌 로펌 화이트앤케이스(White & Case)가 3월 11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며 모스크바 사무소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화이트앤케이스는 보도자료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부, 두 나라가 소유한 공기업 등의 대리를 중단하고 더 이상 사건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고, 대신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로펌 이름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또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소속 변호사들의 프로보노 활동을 다짐했다.
35개국에 사무소 가동
모스크바 사무소 철수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로펌 화이트앤케이스는 전 세계 약 35개 나라에 사무소를 가동하는 가장 국제화된 로펌 중 한 곳으로, 화이트앤케이스 하면 국제화(globalization)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2015년 여름 문을 연 서울사무소도 이러한 화이트앤케이스의 국제화 전략의 일환임은 물론. 다른 영미 로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 진출은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다른 어느 영미 로펌보다 많은 변호사가 상주한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국제화 전략이 한국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걸타임즈가 4월호 '이달의 로펌' 주인공으로, '국제화의 기수' 화이트앤케이스 서울사무소를 찾았다. 국제 로펌 화이트앤케이스의 한국 진출 8년차 진단인 셈이다.
"저희 서울사무소가 그동안 계속해서 진화해왔고, 성공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감사하고 있고요."
2016년 가을 서울에 부임해 3년이 지난 2019년 3월부터 서울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홍지훈 뉴욕주 변호사는 겸손하면서도 그러나 자신 있는 태도로 화이트앤케이스의 꾸준한 성장을 강조했다. 또 서울에 사무소를 가동한 10년이 채 안 되는 동안 초기 멤버가 다른 로펌으로 떠나는 등 전환기가 없지 않았지만, 회사에서 후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성과가 나길 인내하며 기다려주었다며 이제 그러한 투자가 열매를 맺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변호사 11명 서울 상주
화이트앤케이스의 서울 상주 변호사는 파트너 6명을 포함해 모두 11명. 서울에 나와 있는 약 30곳의 영미 로펌 중 가장 규모가 큰 사무소 중 하나로 분류되며, 업무성과에 있어서도 Transactional, Non-Transactional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고루 실적이 축적되고 있다. 홍지훈 대표변호사와의 인터뷰는 3월 말 한강의 밤섬이 내려다보이는 훌륭한 조망의 IFC 31층에 위치한 화이트앤케이스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프로젝트 개발과 프로젝트 파이낸스 자문을 많이 하는 강성진 뉴욕주 변호사 겸 캘리포니아주 변호사가 배석했다.
-화이트앤케이스 하면 국제화 전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저희가 사무실이 있는 나라 수가 35개국쯤 될 겁니다. 전체 변호사는 2,500~2,600명쯤 되고요. 특히 화이트앤케이스만큼 다관할(multi-jurisdiction)에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로펌은 흔치 않습니다. 예컨대 화이트앤케이스는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미국법뿐만 아니라 영국법 또한 거의 동등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 런던 사무소에만 500명이 더 되는 변호사가 있습니다. 미국에 뿌리를, 근원을 둔 로펌 중에 이런 로펌은 많지 않습니다."
-결국 클라이언트가 어디에 있든, 현지법에 정통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어디서든 로컬로 자문역량 확보
"기본적으로 미국법, 영국법은 우리가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해드릴 수가 있고, 어디서든 로컬로(local law) 프랙티스를 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을 갖추는 게 기본 접근방식이다. 프랑스도 그렇고 독일도 그렇고 이태리, 스페인,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 모두 로컬법 자문을 저희가 다 할 수가 있다. 그런 역량이 있다. 그게 화이트앤케이스가 글로벌 프랙티스를 하는 접근방식이다. 기본적으로 미국법, 영국법에 대해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해드릴 수가 있고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관할마다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드릴 수 있는 그런 역량을 다 갖추고 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국내법 자문을 못하게 돼 있으니까 저희는 상관을 안 한다. 하지만 그게 허용이 되는 중요한 국가에서는, 그 나라들 국내법도, 저희가 필요로 하는 일을 다루는 분야에 적용이 되는 로컬법을 프랙티스하게 역량을 그렇게 갖추고 있다."
한국에선 국내법 자문 안 해
-서울에 나와 있는 약 30곳의 영미 로펌 중 글로벌 프랙티스가 가장 발달한 로펌 중 한 곳이다. 그런데 화이트앤케이스의 이러한 글로벌 강점이 코리아 프랙티스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클라이언트 또는 글로벌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당연히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저희가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그런 영역을 한국시장에서 강조해야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 서울 오피스를 보면 이러한 전략적 측면에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고, 업무영역이 확대, 발전해왔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Transactional 사이드의 경우 저희가 프로젝트 개발과 PF 자문, 코퍼릿 M&A 두 분야에 굉장히 중점을 둔 이유가 한국 고객들이 굉장히 자문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저희가 아주 강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 드릴 수 있는 그런 분야이기 때문에 두 분야에 초점을 맞춰 자문하고 있다.
코퍼릿 M&A만 해도 국영기업이나 재벌 기업들에게 전략적(strategic) M&A 니즈가 있고, 또 지금 M&A 산업에서 전 세계적인 추세가, 프라이빗 에쿼티(PE)의 활동이 굉장히 중요한데, 전략적 M&A와 PE 프랙티스를 저희 로펌이 잘하고 그 방향으로 굉장히 성장을 해왔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런 발전과 일치시켜 이쪽에 중점을 맞춘 분야가 코퍼릿 M&A라고 할 수 있다."
-Transactional 사이드의 경우 PF 등 프로젝트 분야와 코퍼릿 M&A가 화이트앤케이스 서울사무소에서 추구하는 주요 업무분야라면, Non-transactional 사이드에선 어떤 업무를 주로 수행하나.
"분쟁해결 업무를 먼저 들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국제중재를 저희가 서울사무소 개설 초기부터 강조를 해왔고 최근에 이 분야가 점점 더 넓어지는 것 같다. 스위스의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과정에서 약 3,0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 등 2건의 투자분쟁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하고 있다. 또 건설중재, 상업중재에서 여러 사건을 수행하고 있다. 건설중재의 경우 클레임 사이즈가 워낙 커서, 사이즈를 얘기하면 어떤 사건인지 금방 알 수 있어 얘기하기 어려운데, 두 사건 모두 한국기업 쪽을 대리하고 있다. 물론 이런 사건은 서울사무소도 관여하지만 주로 런던팀에서 관장하고, 싱가포르 사무소에 LNG 중재 전문가인 유명한 국제중재 파트너가 있다.
제재 관련 자문 활발
이와 함께 제재(sanctions), 국제무역, 지식재산권 관련 업무 등을 화이트앤케이스의 전 세계 사무소에 포진하고 있는 변호사들과 협업해 수행하고 있다. 요즈음 제재 관련 자문이 수요가 굉장히 많고 활성화되고 있다. 국제무역은 동경사무소에 파트너 한 분이 있는데 이 분이 한국과 일본의 고객을 커버해 주고 있다. Non-transactional 사이드도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화이트앤케이스와 같은 국제 로펌은 서울사무소 멤버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전사적인 협업이 특히 필요할 것 같다.
"사실 그 점이 화이트앤케이스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기업들처럼 거의 필수적으로 해외에서 업무가 생기고 해외에서 일을 하는 그런 경제 조직, 구조에 있는 기업들한테 맞는 DNA가 화이트앤케이스에 있다고 할까, 한국 프랙티스가 지원받아야 할 수요가 있다면 이를 필요한 대로 조달할 수 있는 그런 펌의 구조, 문화가 화이트앤케이스엔 있다. 나아가 한국기업들이 최전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지금 서울사무소에서 하는 일로 보더라도 예를 들어서 해양풍력 사업 같은 off-shore 일이나 가상화폐, 핀테크, 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파마, 에너지 파워 섹터와 같은 최첨단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이 지금 씨름을 하고 있는데, 관련 법적 문제나 거래와 관련해 자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우리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찾아 직접 협업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업문화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코퍼릿 M&A의 주요 플레이어인 PE 관련 업무도 서울사무소의 정영희 변호사 등이 주축이 되어 홍콩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PE팀과 긴밀하게 협력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화이트앤케이스의 국제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현지에 나와 있는 서울사무소 멤버들의 역량 또한 한국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물론이다. 로펌의 서비스라는 게 결국 변호사들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복(人福)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분들이 화이트앤케이스 서울사무소에 조인해 주었다. 2019년 3월 합류한 박세라 변호사와 가장 최근인 지난 해 가을 한식구가 된 강성진 변호사는 PF 전문가들이고, 정원선, 이동호 변호사는 코퍼릿 M&A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세라, 강성진 변호사는 두 분 모두 한국수출입은행에 파견근무한 경력도 있다.
PE 분야 업무역량 강화
또 PE 전문의 정영희 변호사가 작년에 복귀해 코퍼릿 분야의 업무역량이 한층 강화되었다. 2019년 3월 내가 대표를 맡을 무렵부터 적극적으로 인재영입에 나서 서울사무소의 팀워크를 새롭게 구축했는데, 정말 환상의 팀이 이루어졌다.
모두 영미 로펌 서울사무소 등에서 경험을 쌓은 한국어와 영어가 능통한 미국변호사들이고, 이동호, 강성진 변호사는 코퍼릿 M&A와 PF 시장에서 오랫동안 활약해온 베테랑들이기도 하지만, 특히 영미 로펌 서울사무소에서 대표변호사 또는 매니징파트너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화이트앤케이스 서울사무소 운영과 관련해서도 서로 비전을 공유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홍지훈 대표는 이외에도 홍콩사무소 소속의 한국계 변호사가 서울에서 파견근무 중이고, 서울사무소에 있다가 싱가포르 사무소에 나가 있는 두 명의 한국계 변호사 등 화이트앤케이스 풀 안에 한국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국계 미국변호사 또는 영국변호사의 외연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 홍 대표가 화이트앤케이스 서울사무소의 성공적인 진화와 관련해 드는 세 번째 요소는 펌 차원의 전폭적인 후원과 투자. 홍 대표는 "파트너 6명을 포함해 서울사무소의 전체 변호사가 11명까지 늘어난 데서 알 수 있듯이 회사에서 한국 프랙티스, 서울사무소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고, 성공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서울에 나와 활동하는 국제 로펌이라는 개념이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닌데, 그런 점에서도 화이트앤케이스의 한국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의미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international firm' 새 모습 제시 기대
국제화를 강조하는 화이트앤케이스는 한국 법률시장이 개방되며 한국에 진출해 가장 성공한 미국 로펌 중 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많은 수의 변호사가 서울에 상주하며 다른 어느 영미 로펌보다도 다양한 영역에 걸쳐 업무를 수행하며 성공적인 실적을 내놓고 있다. 그 배경은 가장 많은 나라에 변호사가 진출해 있는 국제적인 강점과 서울사무소팀의 탁월한 역량,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도출해낸 본사의 두터운 지원이 삼위일체가 된 결과로 요약된다.
"변호사 생활 30년을 넘겨 고국의 서울사무소에서 후배들과 함께 한국 클라이언트들을 지원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는데, 정말 보람도 크고,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홍지훈 대표는 이어 "비록 어떤 매스터 플랜을 사전에 준비해 실행한 것은 아니지만, 화이트앤케이스가 서울에 나와 있는 international firm의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든다"며 화이트앤케이스 서울사무소의 발전에 거듭 의욕을 나타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