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상가 분양 당시 없던 실외기로 소음 피해…시행위탁사 책임 70%"
[중앙지법] "동의 받거나, 분양대금 조절 등 보상 절차 필요"
분양 당시에는 없었던 냉온풍기용 실외기가 상가 바로 옆에 설치되는 바람에 소음과 조망 감소 등의 피해를 입은 상가 주인이 시행위탁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손해의 70%를 배상받게 되었다.
서울중앙지법 맹현무 판사는 최근 2016년 5월 서울 성동구에 있는 건물의 1층 상가에 관하여 총 공급금액 6억 6,500여만원으로 하는 분양계약을 체결, 위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2018년 2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현재 이곳에서 떡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씨가 "실외기로 인한 소음, 조망 등의 손해를 입고 있다"며 분양계약 상대방인 시행위탁사 포스코오앤엠을 상대로 낸 시가하락 손해 등 배상청구소송(2018가단5272165)에서 피고의 책임을 70% 인정, "피고는 원고에게 1억 1,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 당시 제공된 분양안내문이나 평면도에는 상가의 외부 벽면이 유리로 되어 있고, 그 외부에 나무로 된 데크가 설치되는 것처럼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상가에 바로 근접하여 냉온풍기용 실외기가 설치되어 있다.
맹 판사는 "건물의 허가 당시와 사용승인 당시에 구청에 제출된 도면에는 현재 실외기가 존재하는 장소에 실외기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그 후 어떠한 설계변경의 경위로 실외기가 현재 장소로 이전되어 설치되게 되었는지 원고에게 어떠한 설명을 하거나 그 동의를 받았다는 등의 흔적은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분양계약상 원래 예정되어 있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실외기의 존재로 말미암아 이 상가의 효용을 떨어뜨리는 위법행위를 하였고, 이에 수반하여 원고는 상가의 경제적 가치가 감소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옳다"고 밝혔다.
맹 판사는 "공용 부분에 전체 입주민을 위하여 일부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조망을 저해하는 시설물이 설치될 수도 있고, 상당한 수인한도 내에서는 그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피해를 감수하여야 할 경우가 있으나, 그러한 시설물이 원래 예정되었던 장소가 아니라 다른 장소로 부득이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그에 따라 실제로 설치될 시설물로 말미암아 일부 수분양자가 손해를 입을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라면(소음이 발생하는 실외기가 창문 바로 옆에 존재하여 시야를 심하게 가리는 1층 상가와 그러한 실외기가 없이 조용하고 시야가 탁 트인 1층 상가는 그 가치의 차이가 상당하여 분양대금 자체가 달리 정해질 것임), 보다 적극적으로 시설물을 부득이 옮겨서 설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그로 예상되는 피해 등을 설명하고 그 동의를 받거나, 필요하다면 금전적으로 분양대금을 조절하는 등으로 그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맹 판사는 또 "원고로서는 상가의 유리 벽면 바로 옆에 실외기가 위치할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상식적으로 보아도 실외기가 벽면 바로 옆에 그 대부분 면적을 가리면서 위치할 것이었다면, 유리 벽면이 아닌 견고하게 막힌 다른 재질의 벽면으로 설계하였어야 마땅하다"며 "실외기의 존재로 발생하는 소음의 정도는 주변 암소음의 정도와 비교해서 상당한 수준이고, 이 사건의 경우는 원래 없어야 할 실외기가 이전되어 설치된 경우이므로, 실외기가 없는 경우와 있는 경우를 비교하면 충분하고 꼭 법령에서 정한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즉 수인한도를 넘는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소음 환경의 기준에 따를 때에도 수인한도를 벗어나는 정도"라고 밝혔다.
맹 판사는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관련, "감정인의 감정결과에 따르면, 실외기로 말미암은 상가의 분양가격 하락 정도는 개방감 축소, 조망 감소, 채광 감소, 열적 스트레스 증가, 소음 유입, 진동 유입, 선호도 감소, 활용성 확장성 감소, 홍보성 제약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분양가격의 약 24.43%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62,685,233원"이라고 지적하고, ①이 사건 상가가 있는 곳은 법령상 '준공업지역'에 해당하는 점, ②집합건물의 경우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 세대가 공동으로 거주하면서 부대시설 등을 공동으로 이용함에 따라 그 수분양자로서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여야 하는 점, ③실외기가 없었더라도 현재의 상황과 같은 완전 밀폐의 정도는 아니지만 인접 건물의 존재로 말미암아 어느 정도의 조망 침해는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실외기로 말미암은 손해를 위 감정결과의 70%에 해당하는 1억 1,300여만원으로 제한했다.
법무법인 태한이 A씨를, 포스코오앤엠은 법무법인 선명이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