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광장, 상시 공익활동 펼친다

미혼모 자녀등에 법률지원…보호시설서 봉사활동도법률시장 개방 앞두고 전체 로펌업계 확산될까 주목

2007-04-17     김진원
토요 휴무일이었던 지난 3월24일 오전 10시.

법무법인 광장의 오현주 변호사와 직원 등 여성 6명이 미혼모 등이 낳은 갓난아이들을 보호하는 서울 역삼동의 '열린집'을 방문했다. 그러나 변호사 경력 9년째인 오 변호사 일행이 이날 열린집을 찾은 목적은 법률자문이나 상담이 아니었다. 열린집에서 잠시 맡아 보호하고 있는 갓난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

스무개의 젖병을 사 들고 열린집을 방문한 오 변호사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갓난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며 함께 놀아주는 등 모처럼 육아의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느꼈다. 오 변호사 등 광장 직원들은 "휴일 시간을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모두들 힘든 줄 모르고 시간을 함께했다"며, "앞으로도 매달 네째주 토요일 열린집을 방문해 아이들을 돌볼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주요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이 사내에 공익활동위원회를 발족하고, 연중 대대적으로 공익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변호사들은 원래 지방변호사회별로 연간 일정시간 이상 무료 법률상담 등 공익활동을 하게 돼 있다. 그러나 광장의 공익활동은 이런 수준을 넘어 상시적,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로펌별로 '아름다운 재단' 지원 등 공익활동을 펴고 있는 로펌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다. 김&장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율촌, 충정, 지평 등에서도 아름다운 재단이 운영하는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활동을 지원하는 등 활발하게 공익활동을 벌이고 있다.

"로펌의 사회적 책무 다하기 위해 준비"

광장 관계자는 "경제적, 육체적 지원을 통해 로펌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일환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법률시장 개방에 발맞춰 한국형 로펌의 모델을 제시해 보자는 생각도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광장의 공익활동 계획을 들어보면, 특히 어린이를 돕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게 특징이다.

열린집에서의 영아 돌보기와는 별도로 광장의 변호사 등은 매달 한차례씩 서울 대신동에 있는 미혼모 보호시설인 '애란원'을 찾아 청소와 빨래 등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광장의 변호사와 직원 등 28명은 최근 봉사활동 모임인 '광장누리'를 결성했다.

또 신청을 받은 결과 4월10일 현재 광장의 변호사와 직원 등 60여명이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매달 일정액씩 지원하기로 했다고 광장측은 소개했다. 광장은 11일 열릴 공익활동위원회 출범식때 한국복지재단측에 소년소녀가장돕기 후원 신청서를 전달한다.

여성가족부, 가정법률상담소 등과 협력해 추진하기로 한 미혼모나 미혼부 자녀에 대한 법률지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자녀의 양육비 청구, 인지청구 관련사건을 지원하거나 무료로 법률상담 등을 하는 게 주된 지원 내용이다. 이미 상담이 진행중에 있으며, 앞으로 여성가족부와 협의해 결혼이민자 가정 등으로 대상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공동 주관하고 있는 법교육 출장강연제도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미 한승헌, 권광중 고문과, 김병재 대표변호사 등 18명의 변호사가 강사로 신청했다.

지난해말 처음 실시해 뜨거운 호응을 얻은 강원 태백시의 철암초교 어린이 초청행사도 매년 추진된다. 석탄산업 사양화로 폐광이 이어지며 학생수가 줄어든 철암초교 6학년생 23명 전원이 지난해 12월19일 광장 초청으로 국립박물관과 청와대를 견학한 후 송년음악회를 함께 관람하는 등 서울 나들이를 즐겼다. 권순욱 대외협력실장은 "강원 벽지의 어린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꿈을 심어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11일 발족할 광장 공익활동위원회 위원장엔 감사원장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한승헌 변호사가 선출됐다. 임성우 변호사가 총무를 맡아 실무를 챙긴다.

광장에 따르면 출범식에 김성호 법무부장관, 장하진 여성가족부장관, 이진강 대한변협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이 회장과 김석산 한국복지재단 회장이 축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활동 문의는 (02)772-4631, 권순욱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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