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골프카트 우회전하다가 고객 추락사고 낸 캐디, 금고 8월

[춘천지법] 스타트광장에서 10번홀로 이동 중 사고

2020-07-29     김덕성

춘천지법 박진영 판사는 7월 22일 골프카트를 운전하다가 고객 추락사고를 낸 골프장 캐디 A(여 · 37)씨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혐의를 적용, 금고 8월을 선고했다(2020고단221).

A씨가 2019년 4월 21일 오후 4시 50분쯤 운전자 뒷좌석에 B(여 · 당시 52세)씨를 태운 채 5인승 야마하 전동 골프카트를 운전하여 스타트광장에서 에코코스 10번 홀 쪽으로 우로 굽은 내리막 도로를 시속 약 14㎞의 속도로 진행하면서 속도를 줄이지 아니하고 그대로 우회전하는 바람에 B씨가 중심을 잃고 골프카트 진행 방향 좌측으로 떨어져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B씨는 이 사고로 외상성 뇌내출혈에 의한 사지마비, 인지장애 등 중상해를 입었고, 검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A씨가 운전하던 골프카트는 안전벨트가 없고, 골프카트 좌우에 문이나 쇠사슬이 없이 개방되어 있는 상태였다. 박 판사는 "이러한 경우 골프카트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출발 전에 승객들이 제대로 앉았는지 확인하고, 승객들에게 안전 손잡이를 잡도록 고지한 뒤 승객들이 안전 손잡이를 잡은 것을 확인한 다음 천천히 출발하여야 하고,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는 경우에도 그 사실을 미리 고지한 뒤 충분히 서행하면서 안전하게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채 골프카트를 운전했다"고 밝혔다. B씨는 사고 다음날 개두술을 통한 혈종제거술 등을 시행받았고, 의식 회복 후에도 대부분의 기본 일상생활 동작 수행에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되는 한편, 인지 저하, 기억상실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 사고일로부터 약 1년 2개월이 지난 2020년 6월 22일경까지도 기본 일상생활 동작의 독립적 수행이 어려워 보호자의 간헐적 보조 및 항시 감시가 필요하고, 기억상실 등 증상이 있으며, 여전히 보행 훈련, 인지 치료 및 작업 치료 등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골프 경기 보조원으로서 골프카트 승객들의 안전에 관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외상성 뇌내출혈, 경막하출혈 등으로 인한 사지마비, 인지장애 등 중상해를 입혔는바, 피고인의 과실이 크고 그 결과 또한 중한 점, 피해자의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매우 큰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골프장 측에서 가입한 패키지 보험에 의하여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보상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거나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였으나, 그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