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대법원 합병론, 헌법재판 몰이해서 비롯"

서상홍 헌재 사무처장 퇴임…헌재 발전과정 역설

2007-03-10     김진원


서상홍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9일 헌법재판소를 떠나며 헌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9일 열린 퇴임식에서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합병론, 헌재 무용론에 대해 평소의 소신을 밝히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작금에 이르러 개헌 논의가 무성히 일면서 논의의 일각에서는, 물론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새삼스레 헌재와 대법원의 합병론을 거론하거나 심지어는 헌재 무용론을 제기하는 경우까지 보았다"고 소개하고, "한마디로 헌법재판제도의 생성과정과 발전과정 그리고 세계적 추세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혹은 전적으로 기관이기주의적 시각에서 지금까지 우리 재판소가 이루어 낸 긍정적 성과를 애써 외면하고 사소한 갈등만을 부풀리려 하거나, 아니면 재판의 결과에 항용 따르기 마련인 반대시각만을 마치 유일한 정론인 양 왜곡한 데서 비롯된 시대착오적 주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헌법재판제도가 왜 이전에는 그 존재조차 망각되고 있다가 헌재가 창설되자 마자 새삼 이렇듯 중요한 제도로 자리매김하게 됐는가, 근래 재판의 무게중심이 국익 또는 행정편의로부터 눈에 띄게 국민의 기본권 보장으로 옮겨가는 듯한 대법원의 태도는 헌재의 존재와 과연 무관한가, 세계적으로 독자적인 헌재의 존재가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가 있었던가 등등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해답은 자명하다고 본다"며, "헌재가 세계 헌법재판의 메카로 우뚝 일어서는 것도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판사때인 1993~95년 헌법연구부장으로 파견근무한 그는 변호사가 됐다가 2000년 사무차장으로 헌재에 복귀했다 이어 2005년 12월 장관급인 사무처장으로 승진했다. 헌법연구부장 근무를 포함해 통산 8년4개월간 헌재에 몸담은 헌재 사람인 셈이다.

부산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며, 노무현 대통령과는 사법시험(17회), 사법연수원(7기) 동기로, 노 대통령과 친분이 각별했던 연수원 동기들을 일컫는 이른바 '8인회'의 멤버이기도 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 수학했으며, 판사 시절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천지원장, 부산지법 부장판사, 서울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곧 서울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변호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 처장이 9일 퇴임사를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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