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발 헏디뎌 청계천 삼일교 중앙분리대 구멍으로 추락사…서울시 책임 35%"
[중앙지법] "안내표지판, 추락방지시설 설치 않아"
2007-02-12 김진원
서울시에 책임이 있을까.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조인호 부장판사)는 지난 1월25일 A씨의 남편과 아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합101302)에서 서울시에 35%의 책임을 인정, "서울시는 원고들에게 6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05년 10월1일 오후 8시께 청계천 복원공사 후 개통기념식으로 개최된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를 보기 위해 인터넷 카페회원과 함께 청계천 일대에 나가서 많은 인파 속에서 구경을 한 후, 이날 오후 8시53분쯤 귀가를 위해 삼일교 인도를 무단횡단해 이 다리 중앙분리대를 통과하는 도중, 중앙분리대 위의 가로 약 1m, 세로 약 1.5m의 직사각형 구멍으로 발을 헛디뎌 약 5m 아래 콘크리트 돌 바닥에 추락해 숨졌다.
서울시는 사고 당시 이 교량의 중앙분리대 위 조형물 사이마다 설치된 직사각형 구멍 주위에 추락의 위험을 경고하는 안내표지판이나 추락방지시설 또는 접근방지장치를 전혀 설치하지 않았다가, 사고후 비로소 강화유리로 된 덮개를 부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로서는 이 사건 교량의 중앙분리대 위에 있는 직사각형 구멍의 주위에 추락의 위험을 경고하는 안내표지판과 추락방지시설 또는 접근방지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사고를 방지할 방호조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사고가 발생하도록 한 것"이라며, "교량의 설치 · 관리자인 피고는 국가배상법 5조1항에 따라 교량의 설치 · 보존상의 하자로 발생한 A씨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도 "이 교량의 편도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면서 중앙분리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 사이로 굳이 통과하려다가 지면을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중앙분리대 위의 직사각형 구멍으로 발을 헛디딘 잘못이 있다"며, 피고의 책임을 35%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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