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논의 이는 인도 법률시장

영국계 로펌들, 인도 로펌과 제휴, 인도 변호사 직접 채용 법률서비스 수요 늘며 인도 내부서도 시장개방 논의 활발

2007-01-16     김진원
세계 굴지의 로펌들이 인도 법률시장을 잇따라 노크하고 있다.

인도에서의 법률적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법률시장 개방에 관한 논의가 일고 있는 것이다. 법률시장 개방에 대한 관심은 내부의 인도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도의 로컬 로펌인 폭스 만달 리틀(Fox Mandal Little, 이하 FML)이 인도 정부에 법률시장 개방을 촉구하였다고 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FML이 인도정부에 법률시장의 개방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헸으며, 영국과 싱가폴의 경우를 모델로 삼아 효율적인 법률시장 개방을 위한 5단계 방법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인도의 법무부, 법무 장관, 인도의 주요 로펌 등이 모여 위원회를 구성하고 국제 · 국내 변호사들의 활동에 대한 규칙을 제정하자는 게 골자다. 또 여기에는 ▲로펌들의 전문직 과실보험 가입 필수화 ▲로펌 광고 등의 가이드라인 확립 등이 포함돼 있다. 이어 이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인도 법률시장 개방을 위한 논의를 시작함으로써 인도가 국제적인 법률시장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계 대형 로펌인 링크레이터스(Linklaters)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링크레이터스는 얼마전 새로 설립된 인도의 로펌인 Thawar Thakore & Associates (이하 TTA)와 '가장 친한 친구 계약(Best Friends Contract)'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두 로펌이 서로 사건업무의 의뢰 및 소개 등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링크레이터스가 인도 법률시장에 진출하는데 TTA가 마치 '가장 친한 친구'처럼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또 이 계약에는 인도의 변호사들이 링크레이터스로 초청될 것이라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같은 '가장 친한 친구 계약'은 외국 로펌의 진출이 크게 제한되어 있는 인도 법률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한 국제 로펌의 새로운 시도이다. 하지만, 인도의 몇몇 변호사들은 이것이 외국 로펌의 진출을 막고 있는 인도법에 위반하는 직접적인 접근 계약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링크레이터스는 이에 대해 인도와 관련된 법률 자문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 고객들의 요청에 의한 움직임일 뿐, 인도법에 위반하는 계약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링크레이터스의 인도 실무 그룹의 관계자는 이러한 움직임을 시작으로 인도의 법률시장의 개방을 막고 있는 규제가 풀리게 되면, 인도 로펌과 더욱 돈독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지만, 이 계약 자체가 인도 로펌의 인수나 합작투자(Joint-Venture)를 위한 전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영국계 대형 로펌인 클리포드 챤스(Clifford Chance)는 인도 현지에서 인도의 변호사들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클리포드 챤스의 파트너들이 최근 인도 뉴델리를 직접 방문해, 유능한 인도 현지 변호사들을 직접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로펌 관계자는 런던 지사에 변호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인도와 관련된 법률서비스의 요구 증가로 인도 현지에서 변호사들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도의 법률시장이 개방되는 때를 대비해 인도의 변호사들과 업무 경험을 쌓는 한편, 인도 시장을 이해하는 팀을 구성하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인도 법률시장의 개방을 위한 움직임이 인도 안팎에서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로펌들이 제2의 중국 등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인도의 경제를 주목하면서, 인도 법률서비스 시장으로의 진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와 관련된 법률서비스 수요가 증가일로에 있음은 물론이다.

유창한 영어실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장하고 있는 인도 변호사들은 단순한 법률서류 작성 등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LPO (Legal Process Outsourcing)의 역할을 많이 해오고 있다. 그러나 인도 법률시장의 개방을 향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인도 변호사들의 업무 패턴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인도 경제의 발전이 법률서비스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국내외 로펌들의 관심속에 시장 개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게 최근 인도 법률시장의 현주소다.

◇임석진 미국변호사는 미 브라운대와 콜럼비아 대학원, 보스톤 칼리지 법과대학원과 런던대 킹스 칼리지 법과대학원을 나왔습니다. 클리포드 챤스(Clifford Chance) 국제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에서 다년간 활동한데 이어 지금은 SL Partners (법무법인 한승)에서 미국변호사로 활약중입니다.

본지 편집위원(sjlim@slp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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