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 일문일답

2007-01-06     김진원
(서울=연합뉴스) 이용훈 대법원장은 4일 "10원이라도 탈세했으면 어떻게 하겠다고 했던 보도 때문에 궁금해 할 것 같아 배경 설명을 하겠다"며 집무실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그는 "세무사 사무실에서 옮겨 적는 과정에서 누락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고의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변호사 시작하면서 관심거리는 십일조 헌금을 어떻게 하느냐였다. 여러 가지가 있는 데 수입의 10분의 1을 내는 방법이 있다.

생각해보니 (변호사 수입이) 다 내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급 주고 사무실 비용 쓰는 것은 내 돈이 아니라 기업 운영하는 돈이라고 여기고 통장에 전부 넣어두고 생활비를 매달 500만원씩 꺼내 쓴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에서 세무사 사무실에 낸 명세서는 내가 두 세번 검색했다. 성공보수 자문료 30만원 받은 것까지 다 해놨다. 빠질 리가 없는데 (빠진 게) 있었다. 내가 속인 일이 없기에 (언론에) 명세서를 그냥 줬었다. 오기로 빠졌다고 하면 넘겨줄 리 있겠나. 그 명세서가 흘러 다니다가 대조된 모양이다.

신앙인으로서, 예수를 믿는 사람으로서 돈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여러분이 이해해달라. 세무사 이기 과정에서 누락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궁금하면 통장 보여주겠다. 돈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결과적으로 여기까지 와서 취재하게 해서 대단히 미안하기는 한데 그렇게 됐다.

이해를 해 줬으면 좋겠다."

-직접 기록한 부분과 세무사 사무실에서 잘못한 것 공개할 수 있나.

"세무사 신고 부분은 아침에 자료 넘겨 받으려고 한다. 원 자료는 전부 세무서에 보여줬다. 전혀 관심없다는 취지로 세무서에서도 끝난 일로 알고 있다. 세무사 사무실에도 우리와 같은 자료가 보관돼 있다고 하더라. "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직을 버리겠다고 했는데.

"그때는 내가 몰랐으니 그렇게 얘기했다. 어제 방송에서 그렇게 묻기에 자료 확인해 보라고 했다. 그런데 자료에 (누락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 (10원 발언은) 상황이 그렇게 돼서 얘기했다."

-서면으로 국민에게 유감이라고 했는데.

"내가 유감이라고 자료에 돼 있는 모양인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세무사 직원을 탓할 수 없는 일이다. 세무사보고 왜 대리를 잘못했느냐고 탓할 수 없어 그런 얘기를 한 것이다. 세무사 잘못했다고 한들 무슨 득이 되겠나. 기자들이 얘기하는 것은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대법원장 도덕성 문제이기에 얼마든지 물어봐라."

-(골드만삭스) 수임 경위는.

"소위 외국자본이어서 3번 거절했다. 그쪽에서 대한민국 법조계가 외국자본이라고 해서 대법관 지낸 분이 사건 안 맡는 게 말이 되느냐, 차별하는 것이냐고 해서 IMF도 극복된 상황 아닌데 국가 위해 결코 유익한 일이 아니다 라고 생각해서 내가 설사 무슨 얘기를 듣는다고 해도 나라 위해 대리하는 게 옳겠다고 해서 맡았다.

우리나라 들어와 투기하는 자본으로 생각해 거절했던 것인데 공정하게 처리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건을 맡았다."

-세나인베스트먼트가 페이퍼컴퍼니라는 것 알았나.

"그때는 페이퍼 컴퍼니인지 잘 몰랐다. 나중에 물어보니 골드만삭스가 만든 아일랜드에 있는 회사라고 들었다."

-대법원장 개인을 표적으로 수임료 관련 세무 자료를 추적한 것인데 법 · 검 갈등 와중에 의혹의 시선도 있다.

"대법원장쯤 되는 공직자는 무한정 검증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한대 검증 거쳐서도 자신있어야 사법부 책임질 수 있지 않겠나. 이번 사태는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것인데 세무사 실수를 세무사에게 떠넘기면 하면 말이 되나. 그래서 유감이라고 한 것이다. 나는 잘못 없다고 할 수 없지 않나.

하나 부탁하자. 납득이 됐으면 신문에 안 써 줬으면 좋겠다. 증폭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내 소망이 있다면 사법부 책임자니까 무한대 검증해 줘도 좋다. 그런데 기분은 나쁘더라. 계속 (언론이) 파더라. 또 어디냐.

그런데 개인적으로 섭섭하다. 하지만 일국 사법부 책임자는 그 정도 도덕검증 거쳐야 한다."

-골드만삭스가 수임 의뢰할 때 그쪽에서 진로 컨설팅했다는 것 몰랐다고 했는데.

"지금 기억이 안 난다. 그 말 들었는지 기억이 없다."

-채권자로 신분을 전환하고 내부정보를 이용해 진로를 정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에 수임 부적절 의견이 나왔던 것 아닌가.

"(외국자본이라고 차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서) 나라 위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 했지 다른 생각 없었다."

이광철 기자[minor@yna.co.kr] 2007/01/04 11: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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