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노조 전임자가 노조 상집위 수련회 다녀오다 심근경색…산재"

[울산지법] "회사 업무 관련성 인정돼"

2006-10-19     김진원
노조 전임자가 노조 상임집행위원 수련회에 참석했다가 차를 타고 돌아오던중 휴게소 화장실 앞에서 쓰러져 급성 심근경색증 등의 진단을 받은 경우 산재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행정부(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는 지난 8월2일 자동차회사 노조 기획실장으로 노조전임인 김모씨가 요양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2006구합846)에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고 원고 승소판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1985년 11월28일 A자동차회사에 입사한 김씨는 2004년 1월부터 노조 전임인 기획실장으로 노조의 업무만을 담당해 오던 중, 2005년 9월 2005년도 임단협이 마무리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합의사항 설명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1박2일 일정으로 판매본부 지부 상임집행위원 수련회에 다녀오다가 휴게소 화장실 앞에서 쓰러져 급성 심근경색 등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피고 울산지사장이 수련회에 노조 간부들만 참가하였고, 참석 여부도 회사에 의하여 강제된 것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산재로 인정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사와 노조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은 노조는 전임자를 자치적으로 결정하되 그 신원을 회사에 통고하여야 하고, 노조 전임자의 임금은 회사가 지급하며, 전임기간은 근속연수에 포함되고, 회사는 전임해제시 전임자를 즉시 원직에 복직시켜야 하며, 전임자가 정상적인 조합업무 중 입은 사고에 대해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준하는 범위내에서 업무상의 재해로 간주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부는 먼저 판결문에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게 된 것이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라면, 이러한 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 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등이 아닌 이상 원래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전업자가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참석한 수련회의 내용 및 참석자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임단협 종료 후 후속조치로 시행된 토론 및 평가과정의 하나로 봄이 상당하다"며, "수련회가 회사와 무관한 상부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라거나 불법적인 노조활동 또는 쟁의 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이라는 점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이는 정당한 노조활동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수련회에 참석하였다가 복귀하던 중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병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참여한 2005년도 임단협 또는 수련회는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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