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임용 법관 50% 이상 변호사 등서 선발
[사개위] 전면적 법조일원화 합의…경력법관제 수정 불가피
2004-06-25 김진원
사법개혁위원회(위원장 조준희 변호사)는 6월2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전면적 법조일원화를 지향하되, 일단 2012년까지 적어도 신규 임용 법관의 50%를 5년 이상 경력의 변호사, 검사 또는 동등한 자격을 갖춘 기타 법률사무 종사자 중에서 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변호사 등 실무 경력과 사회경험을 갖춘 연장자 중에서 신임 법관을 임용하게 돼 법관의 나이가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유지돼 온 경력 법관제의 일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법관의 처우개선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유능한 변호사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는데다 우리나라의 전체 변호사 수가 6월 10일 현재 6272명으로, 변호사 풀(pool)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전면적 법조일원화가 되기까지는 많은 제도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중에서 법관을 뽑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환영하면서, "실력있는 변호사들이 볍관을 많이 지원하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인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개위는 우선 임용신청자의 청렴성 · 공익성 · 전문성 · 업무수행능력 등이 적절히 평가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임용기준을 설정하기로 했으며, 공개 모집된 임용신청자에 대한 평가를 위하여 변호사단체 또는 법무부 등에 의견을 구하도록 할 방침이다.
임용자의 보직은 경력과 전문성, 업무수행능력, 희망 등을 참작하여 적절히 정하고, 이들이 많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원의 단독관할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개위는 이와함께 지역법관제를 통하여 법관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는 법관이 전국적으로 이동하지 않는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사개위는 문구 수정 등을 거쳐 7월 5일에 있을 다음 회의까지 구체적인 건의안을 작성하기로 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2년의 경우 174명, 2003년은 171명의 신임 법관이 임명돼 이 기준대로라면 한 해에 최소 80명 정도의 법관이 변호사 등에서 충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개위 제2분과위원회는 또 ▲구속적부심 ▲기소전 보석 ▲기소후 보석 등으로 나뉘어 있는 법원의 석방제도를 알기쉽게 하나로 묶어 운영하기로 하고, 이를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석방 조건도 보증금 뿐만 아니라 신원보증, 기관위탁 보호조건 등으로 범위를 넓혀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다양한 조건하에 석방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