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칼럼] 변호사시장의 피라미드 이론
이번호 표지인물로 선정한 코브레&김의 김상윤 변호사는 로펌을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해 짧은 시간에 코브레&김을 '미200대 로펌'이자 '변호사 1인당 매출 미국내 4위'로 이끈 성공의 주인공이다. 수많은 한국계 미국변호사들이 세계 굴지의 로펌에서 파트너로 활약하고, 미 대형 로펌의 매니징 파트너를 역임한 변호사도 있지만 한국계 미국변호사 중 가장 성공한 변호사를 꼽으라면 단연 코브레&김의 창립대표 중 한 명인 그의 이름이 먼저 나온다. 하버드 로스쿨을 나와 5년간 미 연방검사로 활동한 24년 경력의 변호사이지만, 법률 비즈니스에 관한 그의 탁견이 이어질 때 유명 기업의 CEO를 인터뷰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절로 든 것도 사실이다.
그가 인터뷰에서 소개한 변호사시장의 피라미드 이론을 좀 더 들여다보자.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는 부르는 게 값인 공급자 독점의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시장이다. 높은 전문성으로 무장한 많은 변호사들이 지향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 변호사는 또 로펌에서 큰 돈을 버는 비즈니스는 비용이 적게 드는, 피라미드의 밑 쪽에도 많이 있다고 귀띔했다. 코브레&김에서도 이러한 코모디티 시장의 상품을 팔아보았다며 마진이 무려 80%가 넘었다고 했다. 많은 미국 로펌들이 하이 마진과 로 마진의 상품을 함께 취급하고 있으나, 코브레&김은 하이 마진을 지향, 코모디티 상품은 더 이상 서비스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코모디티 시장에 관심을 가진다면 코브레&김이 아닌 다른 브랜드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변호사와 로펌들은 클라이언트의 수임료 디스카운트 요구에 시달려야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취급하는 상품이 점점 코모디티화하는 피라미드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는 게 관련 서베이를 실시한 컨설팅 회사의 분석이다.
하이 마진의 열 몇 가지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김 변호사는 코브레&김에선 마진이 줄어든 상품은 서비스를 중단하고 끊임없이 하이 마진의 상품을 개발하면서 높은 마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특정 케이스를 수행하는 케이스팀과 별도로 적군(敵軍)에 해당하는 레드팀을 운영해 케이스팀이 빠트리거나 실수하는 것은 없나 체크하고 그 과정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면 새로운 상품으로 개발한다는 레드팀 전략이다. 코브레&김에선 케이스팀을 그린팀이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끊임없는 상품개발과 혁신의 노력이 코브레&김을 성공으로 이끈 여러 비결 중 하나인 셈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