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승객이 떨어뜨린 카드로 5만원어치 담배 산 택시기사 벌금 100만원

대구지법 형사4부(재판장 서영애 부장판사)는 9월 21일 승객이 떨어뜨리고 간 카드로 5만 1600원어치 담배를 산 혐의(사기, 점유이탈물횡령)로 기소된 택시기사 A(72)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2018노1566).

A씨는 2017년 11월 3일부터 5일 사이 대구에서 자신이 운행하는 개인택시 안에 승객인 B씨가 떨어뜨린 신한카드 1장을 발견했으나 돌려주지 않고 집어가 횡령하고(점유이탈물횡령), 11월 6일 오전 4시 29분쯤 대구 수성구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 카드로 시가 약 8600원인 타임마일드 담배 2갑을 구입하고, 5분쯤 후 다른 편의점에서 시가 약 4만 3000원인 타임마일드 담배 1보루를 구입한 혐의(사기)로 기소됐다.

A씨는 "카드를 습득하여 이를 B씨에게 돌려주기 위하여 가지고 있었던 것에 불과하며, 편의점에서 카드를 사용한 것은 내 신용카드인 것으로 오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이 카드를 습득하여 B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2017년 11월 6일 오전 4시 29분쯤과 오전 4시 34분쯤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는데 사용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할 수 있는 점, 피고인은 카드를 단순히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2회에 걸쳐 담배를 사용하는데 사용하기도 한 점, 피고인은 카드를 B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시작되자 임의로 폐기하여 버린 점, (B의) 카드는 흰색과 하늘색으로 된 카드이고, 피고인의 카드는 검은색 카드로 편의점 내부의 조명상태 등을 고려할 때 오인하여 사용하였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은 카드 분실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가 시작된 직후 편의점에 찾아가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취소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B가 분실한 카드를 횡령하였고, 카드가 분실된 B의 카드인 사실을 알면서도 담배 대금 결제에 사용하여 분실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담배를 편취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