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변호사] 'ADT 캡스 매각 자문' 강원석 변호사
"로펌내 외국변호사들과의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굉장히 중요"
"외국 로펌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외국변호사로서 한국기업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레이텀앤왓킨스(Latham & Watkins) 서울사무소에서 활약하는 강원석 변호사는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변호사자격을 보유한 영국변호사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외국법자문사(FLC) 중 가장 바쁘게 클라이언트 사무실을 찾는 변호사 중 한 사람이다. 최근 한창 딜이 진행 중인 칼라일(Carlyle)그룹의 ADT 캡스 매각 등 일간지의 경제면을 장식하는 주요 거래에서 어렵지 않게 그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현대차 지배구조개선 자문
지난해 7월 레이텀에 합류해 서울로 옮긴 그는 곧바로 한진그룹이 인수한 LA 윌셔 그랜드호텔의 1조원 규모의 재금융 프로젝트에서 채권단 측에 성공적으로 자문하고, 최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Elliott)이 반대의사를 표명,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해서도 레이텀 시카고사무소의 Mark Gerstein, 런던사무소의 Martin Saywell 변호사 등과 함께 현대차 측에 자문하고 있다. 강 변호사는 "Mark Gerstein과 Martin Saywell 모두 레이텀의 주주행동주의 프랙티스그룹에서 활동하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며 "레이텀은 주주행동주의 업무에서도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했던 지배구조개선은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이렇게 탄생한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차를 지배하는 구조로, 정몽구 회장 부자가 현대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인수해 순환출자구조도 해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김앤장이 자문사로 선정되어 1년 전부터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자문해왔으나, 엘리엇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식 10억 달러어치를 매집했다고 발표하고,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라고 공세를 높이자 현대차에서 레이텀을 추가 선임해 자문 진용을 강화했다는 후문.
강 변호사는 "현대차 외에도 앞으로 한국기업들을 상대로 해외 펀드 등 주주행동주의그룹의 공세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분야에 높은 전문성을 보유한 레이텀의 프랙티스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exit 중 최대 규모
SK텔레콤과 맥쿼리인프라리얼에셋이 칼라일그룹으로부터 매수하기로 한 국내 2위 보안전문기업 ADT 캡스 매각 딜도 강 변호사 등 레이텀 팀이 공을 들이는 한국시장에서의 주요 거래 중 하나로, 거래규모가 2조 9700억원에 이르는 빅딜이다. 강 변호사는 "한국에서 진행된 사모펀드 엑시트(exit) 중 최대 규모 거래"라며 "서울은 기업의 M&A 활동이 늘고 있는 역동적 시장이자 동아시아의 상업적 요충지"라고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올 하반기 이번 매각 거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4년 전 타이코(Tyco)로부터 19억 3000만 달러에 ADT 캡스를 인수한 칼라일은 4년 만에 약 1조원의 매각차익을 남기는 셈. 레이텀에선 강 변호사 외에도 홍콩의 사이먼 쿡(Simon Cooke) 파트너 변호사를 주축으로 쫑후아 시(Zhonghua Shi) 변호사와 보니 체(Bonnie Tse) 변호사, 워싱턴 DC의 데이비드 브라운(David Brown) 파트너 변호사, 김태희 어소시에이트 변호사 등이 이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4년 전 타이코로부터 인수할 때는 영국 로펌인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가 칼라일에 자문했으나, 이번엔 레이텀이 칼라일을 대리해 매각업무를 진행,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강 변호사는 "칼라일그룹은 우리 로펌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소중한 고객"이라며 "레이텀이 이번 매각 거래 자문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하이엔드급 거래의 법률자문을 수행하는 뛰어난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텀 이전에도 프레쉬필즈(Freshfields Bruckhaus Deringer),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 클리어리 가틀립(Cleary Gottlieb) 등 영미 굴지의 로펌에서 오랫동안 한국 관련 업무를 수행해 온 강 변호사는 클라이언트도 많고 한국기업이 관련된 다양한 자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업무 분야도 M&A 등 코퍼릿 분야는 물론 금융과 자본시장 업무 등 폭넓게 걸쳐 있으며, 그의 트랙레코드엔 수조원 규모의 M&A, 기술기업, 금융회사의 조인트벤처 자문 등 주목할 내용이 적지 않다.
금융, 자본시장까지 폭넓게 자문
프레쉬필즈 홍콩사무소에서 한국업무를 총괄할 때인 2015년 10월 마무리 된 홈플러스 매각 거래가 그가 자문한 거래 중 하나로 소개된다. 매각대금이 7조 2000억원에 이르는 이 거래는 규모도 규모지만, 손자회사에서 자회사, 모회사로 이어지는 순차적인 M&A와 약 60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최대 규모의 금융조달로 화제를 모았다. 강 변호사는 당시 매도인인 영국의 테스코에 자문한 프레쉬필즈의 한국팀장을 맡아 단군 이래 최대의 딜이라는 이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강 변호사는 2017년 2월 파산선고가 내려진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앞서 전 세계 글로벌 채권자들을 상대로 시도한 채무 변제기 연장 등 글로벌 구조조정에도 프레쉬필즈 자문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또 중국투자공사(Chinese Investment Corporation)에 자문한 서울 여의도의 IFC · 콘래드호텔 인수 거래와 이란의 다야니가,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상 공정 · 공평한 대우 원칙을 위반하여 인수계약을 해제함으로써 손해를 입혔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도 그가 프레쉬필즈에 있을 때 관여한 사안들로, 강 변호사가 M&A와 금융, 소송과 ISD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다양하게 업무를 수행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다야니가 제기한 ISD에서 프레쉬필즈는 한국 정부에 자문했다.
이란 기업 ISD에도 관여
서울에서 가장 활발하게 자문하는 외국변호사 중 한 사람인 강 변호사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클라이언트 및 로펌 내 외국인 변호사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그는 "무엇보다도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려고 한다"며 "클라이언트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나처럼 외국 로펌에서 일하는 한국계 변호사들은 같은 로펌 소속의 여러 외국변호사들과 함께 참여하는 크로스보더 업무가 많은데, 한국 사정에 밝지 않은 외국변호사들에게 한국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며 "학부와 대학원, 그리고 변호사가 되기 전 교수로 활동하며 공부한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