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혼인 한 달도 안 돼 때리며 아내 강간한 남편에 징역 7년 선고
[전주지법]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2017-09-11 김덕성
전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석재 부장판사)는 9월 7일 강간과 준강제추행,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이같은 형을 선고하고 신상정보 7년간 공개 · 고지 ,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간 부착,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했다.(2017고합85)
지인의 소개로 아내 B(50)씨를 만나 2016년 5월 24일 혼인신고를 마친 A씨는 약 보름여가 지난 6월 10일 오후 8시쯤 익산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B씨와 저녁식사를 하던 중 B씨가 친정어머니 걱정에 갑자기 우는 것을 보고 "왜 밥 먹는 분위기를 깨냐"고 화를 내면서 주먹으로 B씨의 머리 부위를 수회 때리고, 양손으로 B씨의 머리채를 잡아 수차례 흔들며 B씨를 베란다로 끌고 나가 아파트 밖으로 던져버리겠다고 협박한 다음 B씨에게 옷을 벗도록 하고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2016년 6월 중순경 B씨에게 술과 알약을 먹여 B씨로 하여금 알몸인 상태로 깊이 잠이 들도록 하게 만든 다음 도구로 B씨의 음모를 깎아 강제추행하고, 6월 16일 오후 8시 10분쯤 B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B씨에게 "옷을 다 벗어라, 벗은 채로 나가라, 아파트 주민이 볼 정도로 개망신을 당하고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망신을 당해봐라"는 등 욕설을 하며 B씨의 머리 부위를 주먹으로 때리고, 양손으로 B씨의 머리채를 잡아 수차례 흔들어 반항하지 못하게 한 다음 강간하고, 그 과정에서 B씨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B씨는 다음날인 6월 17일 오전 6시쯤 침대 밑에 있던 잠옷만 걸친 채 택시비도 없이 택시를 잡아 타고 여동생의 집으로 도망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폭행, 협박을 가한 시간과 피해자를 간음한 시간은 모두 30분 이내에 있었던 것에 불과하여, 부부싸움 후 피해자와 화해하여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진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반항을 억압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부부 사이의 성생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가정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최대한 자제하여야 한다는 전제 아래에서 보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도 않았으며, 동거하던 여성을 상대로 거의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강간죄 등으로 징역 3년 및 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받았음에도 누범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내연관계에 있는 여성들의 옷을 벗긴 후 폭행하거나 가슴을 물어뜯는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동거녀를 감금하고 강간하여 징역 3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전주지법 관계자는 "부부 사이에는 동거의무와 나아가 상호 성적 성실의무를 부담하지만, 거기에 폭행,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가 내포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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