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로펌' 율촌의 창립 20돌

2017-07-30     김진원
잘 나가는 회사의 창립 20주년 기념식은 어떻게 치르는 것이 좋을까. 가장 성공한 로펌 중 한 곳으로 평가받는 법무법인 율촌(律村)이 얼마 전 한 사례를 제시했다.

율촌은 설립 20주년일인 7월 24일을 앞두고 임직원과 가족 등을 초청, 이를 기념하는 율촌 음악회를 개최했다. 외부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도 초청을 받아 참석했지만, 율촌 임직원으로 구성된 기악단과 합창단의 공연이 하이라이트였다. 특히 임직원 60여명으로 구성된 '율촌 합창단'이 율촌 변호사가 20주년 기념 축가로 직접 작사, 작곡했다는 "우리가 만들 세상"을 합창하며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 참석한 1500여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율촌 음악회 기사를 쓰려는 게 아니다. 20년 전인 1997년 김앤장과 우방, 아세아합동 등에서 활동하던 중견 변호사들이 차세대 로펌으로 다시 출발, 또 하나의 메이저로 급부상한 '법률가의 마을' 율촌의 성공을 조명하려고 한다.

율촌이 어떤 로펌인가. 변호사 수로 계산한 규모는 국내 여섯 번째쯤 되지만, 연매출액은 이보다 순위가 올라가고, 로펌의 경쟁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라는, 변호사 1인당 매출은 국내 어느 로펌에도 밀리지 않는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일류 로펌이 율촌이다.

별도의 기념식을 열지 않고 창립 20주년 기념 음악회로 대체한 데서도 짧은 시간에 놀랄만한 성취를 이룬 율촌 사람들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율촌의 설립자인 우창록 대표가 음악회 개회사를 통해 강조한 것도 '창조적 혁신이 흘러넘치는 율촌', '사회와 공익에 봉사하는 율촌' 단 두 가지가 전부였다.

율촌은 인위적 합병 등을 통하지 않고 신입 변호사를 뽑아 육성하고, 경력 변호사를 영입해 시너지를 도모하는 유기적인 성장전략을 채택해왔다. 그만큼 성장의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은 높은 전문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율촌은 율촌 사람들 스스로 '공산주의'라고 표현하는 락스텝 방식의 분배구조나 높은 수준의 팀플레이 등 경영 측면에서도 다른 로펌과 차별화되는 여러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율촌의 시도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법률가의 마을'은 율촌이 걸어온 20년을 되돌아보는 '율촌 20주년 사료집'을 연내에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것은 율촌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또 다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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