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진료기록부 사본 수정, 처벌 불가"
[대법] 병원 원장에 무죄 확정 "전자의무기록은 사실대로 기재"
2017-05-08 김덕성
대법원 제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5월 8일 수술기록지 사본을 수정하여 환자들에게 발급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병원 원장 고 모(52)씨에 대한 상고심(2017도2239)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인용, "진료기록부 등의 원본이 사실과 다르게 작성되거나 수정되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수술기록지 사본을 사실과 다르게 수정한 행위는 의료법 22조 3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병원의 원장인 고씨는 2012년 5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총 7회에 걸쳐 환자들에게 관절경 수술을 하며 지방줄기세포치료술을 병행했으면서도, 환자들의 수술기록지 등의 발급 요구에, 지방줄기세포치료술은 비용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방줄기세포치료술 시술내역이 삭제된 수술기록지 사본을 환자들에게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고씨는 환자들에게 엉덩이에서 추출한 지방에서 원심분리한 줄기세포를 무릎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지방줄기세포치료술을 시행했으며, 재판과정에서 7명의 환자 중 1명에게 발부한 수술기록지 사본에는 원본과 마찬가지로 지방줄기세포치료술 시술내역이 기재되어 있다.
의료법 22조 3항에 따르면, 의료인은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 · 수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에 앞서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의료법 22조 3항에서 거짓작성을 금하는 '진료기록부 등'에는 '원본'만이 해당되고 '사본'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피고인의 병원 주치의가 당초 작성했던 전자의무기록(의료법 23조 1항, 22조 2항에 따라 진료기록부 등의 원본에 해당)에는 지방줄기세포치료술 시술내역도 빠짐없이 사실대로 기재되어 있음은 공소사실도 전제하고 있는 바인데, 피고인이 이와 같이 지방줄기세포치료술 시술내역이 삭제된 수술기록지 사본을 발급하여 주면서 서버에 저장된 전자의무기록도 사실과 다르게 수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 고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무법인 광장이 고씨를 변호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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