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식당 공터에서 무면허 음주운전…음주운전만 유죄"
[대구지법] "도로 아닌 곳 음주운전도 처벌"
2017-04-17 김덕성
대구지법 형사3부(재판장 남근욱 부장판사)는 4월 6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 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2016노5343)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면허운전은 무죄, 음주운전은 유죄로 판단, A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아 무면허운전 혐의는 무죄이고, 음주운전 혐의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어 도로 외의 곳을 운전해도 처벌하므로 유죄라는 것이다.
운전면허가 없는 A씨는 2016년 7월 2일 오전 10시 15분쯤 대구 달서구에 있는 식당 뒤에 있는 공터에서 혈중알콜농도 0.203%의 술에 취한 상태로 화물차를 10m가량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에 앞서 2012년 7월 창원지법 거창지원에서 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징역 1년을, 2014년 6월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2015년 1월 다시 창원지법 거창지원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2016년 3월 형집행을 종료했다.
재판부는 무면허운전 혐의에 대해, ▲A씨가 차량을 운전한 식당 뒤의 공터는 식당을 포함한 인근상가와 인근주택을 출입하는 사람들 등이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장소로 보이는데, 지적공부상 지목이 대지로 되어 있고 개인 소유인 점 ▲공터의 진입로는 한 곳인데 진입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부 건물과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폐쇄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점 ▲공터의 진입로 입구에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그 경계가 주변 도로 등과는 구별되는 점 ▲차단기는 실제로 차단되어 있지는 않고 이를 이용하더라도 전체 진입로의 반 정도만 차단되나, 나머지 반 정도를 차단할 수 있도록 수개의 폐타이어가 진입로 부분에 적재되어 있고, 특히 차단기에는 '외부인 차량 출입금지 무단주차시 견인조치함'이라고 기재된 표지판이 부착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A씨가 운전한 이 장소는 도로법이나 유료도로법, 농어촌도로정비법에서 정한 도로에 해당한다거나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도로교통법상 도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했다. A씨는 "사건 장소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음주운전 부분에 대하여도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은 자동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도로'에서 사용하는 것 뿐 아니라 '도로 외의 곳'에서 사용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여 음주운전죄가 금지하는 '운전'에 해당한다고 규정(도로교통법 2조 1호 및 26호, 44조, 148조의 2)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운전 전력이 매우 많고 이 중 실형 전과만 4회에 이르는 점, 2015년 1월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2016년 3월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고 누범기간 중에 있음에도 재차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 당시 음주수치가 높은 점 등에서 그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Copyrightⓒ리걸타임즈(www.legal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