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후 안전조치 없이 현장에 서 있다가 후발사고…피해자 과실 10%"
[중앙지법] "후발사고 방지 위한 안전조치 했어야"
2005-12-28 김진원
서울중앙지법 권덕진 판사는 12월23일 눈이 내려 미끄러운 도로에서 접촉사고를 당한 후 안전한 장소로 피하지 않고 다른 자동차의 운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버스가 와서 부딪혀 2차 사고를 당한 오모(27)씨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5가단57811)에서 원고의 잘못이 10%라고 밝히고, "피고는 원고에게 1억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지점은 우로 굽은 커브를 지난 내리막길 부분으로, 원고로서는 야간에 편도 2차로 국도의 2차로 부분에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서 있어서는 아니될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후발사고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후발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표지를 설치하는 등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하고, 또한 후발사고에 대비하여 진행하는 차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후발사고가 일어난 경우에도 방호벽 뒤로 피신하는 등 스스로 상해를 입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원고의 과실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사고 관련자 4명이 후발 사고 방지를 위해 사고 지점 100m 전방에서부터 늘어서서 수신호를 하고 있었으니 잘못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을 "증거가 없다"고 배척하고, "설령 수신호를 하고 있었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원고가 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다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씨는 지난해 1월 눈이 내린 전남 강진의 한 도로 내리막길에 스노우체인 점검을 위해 갓길에 정차한 누나가 운전하는 리오승용차에서 내렸다가 김모씨의 택시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누나 차와 접촉사고를 내자 리오승용차 뒷부분에 서서 택시기사 김씨와 사고에 관해 얘기를 나누던 중 버스가 정차된 김씨의 택시 뒷부분을 들이받는 바람에 택시가 밀리면서 오씨를 충격, 왼쪽 다리가 부러지는 등의 사고를 당하자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