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실습 직원에게 뜸 놓게 한 한의사에 벌금 200만원
[안양지원] "무면허 의료행위, 엄격 해석해야"
2017-03-16 김덕성
수원지법 안양지원 김정익 판사는 최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씨와 직원 B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2015고정995)
A는 2009년 11월 26일경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환부에 침을 시술한 후, 간호조무사 자격이 없는 직원 B와 C씨에게 발침과 뜸을 놓게 하는 등 그때부터 2010년 3월경까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는 재판에서 "당시 C는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하여 한의원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있었으므로, C에게 발침을 하거나 뜸을 놓으라고 지시한 것은 의료법상 허용되는 간호조무사 실습과정에서의 간호보조업무 내지 진료보조업무로서 무면허 의료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그러나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의 예외규정은 의료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바,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하여 간호조무사 학원장 등의 위탁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을 무면허 의료규정의 예외조항인 의료법 27조 1항 단서 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학 · 치과의학 · 한방의학 또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학교의 학생'이라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의료법상 이에 해당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의 예외조항을 찾을 수 없다"며 "C가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하여 A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지위에 있더라도, 의료행위인 발침을 하거나 뜸을 놓는 행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또 "간호조무사로서의 진료보조업무는 의사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진료행위에 있어 간호조무사 등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이를 보조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지 의사가 구두로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의료행위를 간호조무사가 행하였다면 이는 진료보조행위라고 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하여 의료기관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그 실습과정에서 의사의 더욱 엄격한 지도 · 감독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C는 A가 침을 놓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발침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면 직접 발침을 하거나, A로부터 시술부위에 뜸을 놓으라는 구두 지시를 받아 직접 뜸을 놓았을 뿐이고, 그 시술과정에서 A가 동석하지 않았으며 별다른 지도 · 감독도 하지 않았던 사실을 알 수 있고, C가 간호조무사 실습교육의 일환으로서 발침을 하거나 뜸을 놓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의료법상 허용되는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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