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바오창 사건 : 유명 영화배우의 이혼스캔들
[김종길 변호사]
2016-09-05 김진원
이혼성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절대로 악의적으로 혼인을 배반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 "현재 마룽과 매니저 송저(宋喆)와의 부정당한 이성관계로 인하여 혼인은 심각하게 해를 입고, 가정은 파괴되었다. 나는 마룽과의 혼인관계를 해제하고, 동시에 송저의 매니저 직무도 해제하기로 정중히 결정했다."
이혼성명 후 이혼소송
왕바오창은 키가 작고 인물도 못생긴 편이다. 그러나 그의 매니저인 송저는 키도 크고 잘 생겼다. 원래 왕바오창이 촬영 때문에 자주 외지로 나가고 한번 촬영을 나가면 몇 달씩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로 인하여 이런 일이 생겼으며, 왕바오창은 마룽과 송저와의 외도사실은 몇 달 전에 이미 알았다고 한다. 왕바오창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난 후에도 처음에는 마룽에게 가정으로 돌아오기를 애원했으나, 마룽과 송저는 오히려 왕바오창을 협박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왕바오창이 이혼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혼성명을 발표한 다음날인 8월 15일 오전 9시경, 왕바오창 본인은 베이징 차오양법원으로 가서 이혼소장을 제출했다. 이 때 차오양법원의 법관은 소송비용을 계산하기 위하여 재산이 얼마인지 물어보았고, 왕바오창은 "1억위안(한화 약 180억원)"이라고 대답하고, 소가 1억위안에 대한 소송비용(인지대) 24만여위안(한화 약 4320만원)을 납부하고 소장을 접수시켰다.
두 사람의 이혼스캔들과 관련하여, 인터넷에는 마룽과 송저의 간통 현장이라는 사진과 동영상이 등장하고, 왕바오창과 마룽 사이의 1남 1녀에 대한 친자감정기록이라는 것이 등장하였는데, 거기에 따르면 두 자식과 왕바오창은 혈연관계가 없고, 두 자식은 모두 송저의 친자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에 2013년과 2015년 왕바오창이 2번에 걸쳐 당한 교통사고까지 마룽과 송저의 행위로 의심하는 주장도 나왔다.
교통사고 배후도 의심
마룽 측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같은 날 새벽 5시경, 마룽이 처음으로 웨이보에 반응을 내놓았다.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 없다. 선악은 다 진상이 있다. 드러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16일에는 마룽이 같은 차오양법원에 왕바오창을 상대로 명예권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사죄를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마룽 측에서는 왕바오창이 여대생들을 스폰하고 있었다든지, 류(劉)씨 성의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든지 하는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두 사람의 이혼스캔들은 점점 더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 언론과 네티즌들은 거의 일방적으로 왕바오창의 편에 서서 마룽을 비난한다. 인터넷의 한 법률 관련 사이트에서는 마룽이 찾아왔을 때 마룽의 변호사를 맡겠느냐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사건을 맡겠다는 변호사보다 사건을 맡지 않겠다는 변호사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이런 변호사들의 우려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누군가 마룽이 SNS에 올린 소장접수증과 소송비용 납부증빙을 인터넷에 퍼나르자 네티즌들은 그를 마룽의 변호사라고 단정하여 즉시 개인에 대한 추적, 공격을 개시했다. 게시자 본인이 마룽의 변호사가 아니라고 해명하여도 소용이 없었다.
로펌에 항의전화 빗발쳐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소장을 인터넷에 게시한 사람이 SNS에서 사용한 프로필 사진이 광저우의 한 소형 로펌 소속 변호사의 프로필 사진과 같았다. 기자들은 이 변호사가 마룽의 대리변호사라고 생각하여 우루루 그 로펌을 몰려가고, 항의전화까지 빗발쳐서 그 로펌의 업무가 마비되었다고 한다.
원래 왕바오창은 2007년 평샤오강 감독의 영화 "천하무적(天下無賊)"에서 순박하고 못생긴 시골청년으로 나와 류더화(劉德華)와 콤비를 이뤄 멋진 연기를 선보이면서 유명해지고, 점차 중국 연예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스타로 성장하였다. 최근에는 편당 영화출연료가 1000만위안(한화 약 18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바오창은 2007년 베이징의 한 행사에서 마룽을 만났다고 한다. 당시 마룽은 서북대학 아나운서학과의 졸업반 학생으로 베이징TV에서 인턴기자로 활동 중이었다. 왕바오창은 마룽에게 첫눈에 반하여 그녀를 쫓아다녔고, 마룽도 왕바오창의 진심에 감동하여 2009년에는 결혼에 이르고 2010년에는 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다. 2011년에는 미국으로 가서 딸을 낳았다. 2013년에는 칸영화제에 같이 참석하여 사랑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였고, 2015년에는 왕바오창이 아들 생일에 핑크 다이아몬드를 사서 마룽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리고 왕바오창은 최근 2년 동안 각종 연예프로그램에도 출연하여 인기를 더해가고 있었는데, 특히 딸을 데리고 "아빠 어디가?"의 중국판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영화사 바오이롱 소유
왕바오창은 그동안 자신의 재산을 모두 마룽에게 맡겨서 관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9채의 부동산을 중국과 미국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인은 구체적인 주소조차 모른다고 말할 정도이다. 그 중 가장 핵심은 왕바오창의 바오이롱(寶億嶸)이라는 영화사인데, 그 주식도 마룽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이혼스캔들이 터지기 몇 달 전부터 마룽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던 주식을 왕바오창이 여러 단계를 거쳐 다시 장악하였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바오이롱이 설립된 2010년 8월 20일의 지분구조는 마룽이 95%, 왕젠용이 5%였다. 왕젠용은 왕바오창의 형이다. 그 후 2014년 9월에 런샤오얜(任曉姸, 왕바오창의 현재 매니저)이 증자에 참여하면서 25%를 보유하고, 마룽이 나머지 75%를 보유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마룽은 명목상으로 절대적인 최대주주였다.
그런데 2016년 3월 25일과 4월 19일의 지분변동을 거치면서, 왕바오창이 지분에 대한 100% 의결권을 확보하게 되는데, 그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았다. 제1단계, 3월 25일 마룽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왕바오창과 송저(이번 스캔들의 남자 주인공)에게 양도되었다. 제2단계, 4월 8일 공칭청바오이롱투자관리합명기업(유한합명)을 지주회사로 설립했다. 이 지주회사의 지분은 왕바오창 37.5%, 런샤오얜 31.25%, 송저 31.25%이다. 제3단계, 4월 19일 바오이롱의 모든 지분이 지주회사로 양도되었다. 제4단계, 지주회사에서 송저가 보유한 지분이 마룽에게 이전되었다. 최종적으로 왕바오창 37.5%, 런샤오얜 31.25%, 마룽 31.25%가 된다. 합명기업의 사원은 무한책임사원(GP)과 유한책임사원(LP)으로 구성되는데, LP는 이익분배권을 가지나 의결권은 없다. 그리하여 지주회사의 GP인 왕바오창이 의결권을 모두 확보하고, 마룽은 LP로서 분배권만 갖고 의결권은 완전히 상실하게 된 것이다.
GP 의결권 모두 확보
이러한 지분변경절차를 보면, 아마도 왕바오창은 마룽과 송저의 불륜사실을 3월 이전에 알았던 것 같다. 다만 마룽과 송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지분을 몇 단계로 나누어 변경하면서 회사의 100% 의결권을 장악한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는 분명 법률전문가의 조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왕바오창과 마룽의 이혼스캔들은 지금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쏟아내며 여전히 진행형이다. 향후 전중국을 뒤흔든 이 스캔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거기에 숨은 법률이슈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김종길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jgkim@donginlaw.co.kr)
◇김종길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와 북경대 법대(LLM)를 졸업한 중국법 전문가로, 법무법인 태평양의 초대 북경사무소장, 중국 로펌 환구의 한국팀장을 거쳐 지금은 법무법인 동인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은 물론 중국 내 법인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법률문제에 자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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