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 음원 사용료 안 내고 커피숍에 음악 튼 업체에 벌금형
[중앙지법] "저작권자 전송권 침해"
2016-08-31 김덕성
서울중앙지법 노서영 판사는 8월 11일 카페 등에서 음악을 틀면서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기소된 (주)원트리즈뮤직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원트리뮤직을 공동 운영한 노 모(30)씨와 도 모(29)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지만, 유죄판결의 일종이다.
원트리즈뮤직은 2014년 4∼6월 미스터피자 · 커피빈 등 매장에 인기가요, 팝송 등 629곡을 제공하면서 저작권 사용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윈트리즈뮤직이 제공한 매장음악서비스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각각 다른 시간에 접속한 경우에도 음악 채널에 선곡된 가장 첫 곡부터 재생되며, '다운로드 앤 플레이' 방식을 적용한 일부 매장에서는 음악 채널 접속 시 해당 채널에 선곡된 모든 곡의 음원 파일을 일괄적으로 이용자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복제한 다음 재생하도록 되어 있다.
노 판사는 "저작권법상 '전송'은 공중송신 중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물 등을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그에 따라 이루어지는 송신을 포함하고, '디지털음성송신'은 공중으로 하여금 동시에 수신하게 할 목적으로 공중의 요청에 의해 개시되는 디지털 방식의 음의 송신을 말하며, 전송은 제외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법률상 그 구분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전송과 디지털음성송신은 공중에 의한 개시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이용자가 수신할 자료에 대한 선택이나 통제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전송에 해단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 판사는 이어 "피고인들이 제공한 서비스는 라임덕 플레이어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용자의 컴퓨터(PC) 하드디스크나 포스에 음원을 복제하여 매장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때에 로그인한 후 선택한 채널에 복제된 음원이 '플레이리스트' 순서대로 첫 곡부터 재생되도록 한 것으로서, 이용자가 로그인 하는 시간에 따라 다른 곡을 듣게 되고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함으로써 플레이리스트에 수록된 첫 곡을 선별하여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선곡표는 플레이리스트 폴더에 저장되어 채널에 선곡된 음악의 예측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노 판사는 "더욱이 피고인들이 제공한 음원은 외장하드나 기타 저장장치에 복제되고 윈도우미디어나 곰플레이어 등의 기타 재생프로그램에서도 실행되며 기타 프로그램에서 다음 곡 넘어가기, 일시정지, 처음부터 재생 등의 공연이 가능한바, 이용자 사이에 수신의 동시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또한 전기적 신호를 지속적으로 송신하는 것도 아니어서 송출횟수를 확인할 수 없고, 전송된 음원이 다른 메모리에 복제되거나 기타 플레이에서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DRM 방식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이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도 미흡한바,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업계의 관행이라는 막연한 믿음에 근거하여 전송의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저작권자와 저작인접권자의 전송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노 판사는 또 한국저작권협회에 제공한 사업제안서에 '다운 앤 플레이' 방식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렸으므로 저작권자 및 그 인접권자의 승낙이 있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해, "다운 앤 플레이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수신의 쌍방향성과 동시성을 갖추고 일시적으로 저장되거나 자동 삭제되는 등의 기술적인 보완을 통하여 디지털음성송신의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업제안서에 그와 같은 사정을 알렸다는 것만으로 피고인들이 제공한 음원의 전송과 복제에 관하여 저작권자나 저작인접권자의 명시적 내지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노 판사는 다만 "이 사건 고소는 피고인들의 서비스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보다는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CCL 음원 사용을 고수하는 피고인들의 서비스사업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을 비롯한 여러 매장음악사업자의 디지털음원전송서비스의 운영 형태가 피고인들의 사업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이 사업 초기 단계에 무단복제 위험성을 감안하여 저장된 파일의 확장자를 DUCK으로 변환하고 확장자명을 변경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수 없도록 조치하였으나 재생프로그램의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러한 수단이 무력화된 것인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노 판사는 피고인들이 제공한 채널에서 임의로 곡을 선택하거나 순서를 변경할 수 없으며, 지정된 곡을 수신할 수밖에 없는 제한적인 환경을 제공하여 전송, 복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점, 피고인들이 현재 다운로드 앤 플레이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스트리밍 방식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피해자들과의 보상에 관한 협의노력을 지속해 온 점 등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세종이 윈트리즈뮤직을 변호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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