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방과 법률 한류

2016-05-02 김진원

5월호 리걸타임즈를 준비하면서 외국 로펌 회장 두 명을 인터뷰했다. 글로벌 로펌 덴튼스의 조셉 앤드류 회장은 난징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한 후 한국에 들어왔고, 쉐퍼드멀린의 홀그린 회장은 서울에서 아시아 지역 시니어 변호사 회의를 주재했다.

내년 3월 시작되는 한국 법률시장 3단계 개방에 대한 생각은 두 사람이 서로 달랐다. 앤드류는 한국 로펌과 합병하는 첫 글로벌 로펌이 되겠다며 여러 명의 한국 로펌 관계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반면 홀그린 회장은 쉐퍼드멀린 서울사무소의 발전적인 운영에 만족해하며 현재의 조건에선 한국 로펌과의 합작법인 설립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선 두 사람의 견해가 정확히 일치했다. 이유는 두 가지. 덴튼스와 쉐퍼드멀린은 한국의 큰 회사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아웃바운드 업무와 관련해 한국 회사들을 대리하는 것을 한국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장은 또 한국 로펌들이 뛰어나다는 데 대해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홀그린은 한국에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은 한국 로펌과 경쟁하겠다는 큰 결단에 해당하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로펌과 계속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앤드류와 동행한 정성기 미국변호사는 특히 "한국 로펌들은 다양한 국제적인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고, 한국의 많은 변호사들이 미국 로스쿨에 유학해 영어와 미국법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한국 로펌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 변호사의 표현대로 아시아에선 한국 로펌, 한국변호사가 최고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변호사들이 점잖아서 그렇지 이런 점은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법률 한류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밖에선 모두 인정하는 데 우리가 너무 겸손해 하는 것은 아닐까.

관할부터 따지고 사건마다 준거법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것이 법률 한류의 넘지 못할 장애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음악, 화장품에 이어 음식도 한류가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법률가들만 국내 울타리 안에서 뒷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변호사가 폭증하는 마당에 우물 안 개구리 식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변호사의 수입이 대기업 직원을 넘어서기는 요원할 것이다.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변호사, 한국 로펌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주문했다. 이제는 정말 구체적으로 법률 한류를 준비하고 추진할 때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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