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인터넷주소 선점 부정경쟁행위 서비스사 책임 없어"
[중앙지법]넷피아닷컴 상대 등록말소 청구 등 기각"웹사이트 내용 서비스사 관리 · 지배 범위 벗어나"
2005-08-30 김진원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는 인터넷 주소창에 한글로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해당 웹사이트로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2부(재판장 강민구 부장판사)는 8월26일 (주)에스원과 일본 회사인 세콤(주)가 다른 사람이 먼저 등록해 사용하고 있는 한글인터넷주소 '세콤'과 '쎄콤'의 등록 말소와 1000만원의 손해배상 지급 등을 요구하며, (주)넷피아닷컴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등 금지청구소송(2004가합91385)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등록인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에스원의 저명한 영업표지인 '세콤'과 동일 · 유사한 영업표지를 사용, '세콤'의 영업표지로서의 출처표시기능이 손상되었다"며, "등록인들이 한글인터넷주소를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연결해 에스원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동일 ·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2조1호 (다)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부정경쟁행위의 성립 여부를 결정짓는 웹사이트의 내용은 피고의 관리 · 지배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어 피고가 한글인터넷주소 구동프로그램을 제작 · 배포, 프로그램 작동을 하고 있다고 하여 등록인들이 한글인터넷주소에 연결된 웹사이트를 통해 행하는 부정행위를 피고가 공동하여 하고 있다거나 방조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피고의 책임을 부정했다.
재판부는 또 "('세콤' '쎄콤' 등 한글인터넷주소에 연결된 웹사이트 내용을 고려해 보면) 이들 한글인터넷주소가 등록인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 · 판매하거나 광고하는 무인경비서비스 등의 출처와 품질을 나타내 주고 있다거나 이 서비스와 상품을 광고 · 선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일반인들을 등록인들의 웹사이트로 유인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고 볼 것이고, 상표법에서 말하는 간판 또는 표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원고들의 상표권 침해 주장을 배척하고, "상표권 침해여부는 타인의 등록 상표와 동일 · 유사한 한글인터넷주소를 등록하는 행위 자체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한글인터넷주소에 연결된 웹사이트의 내용 등을 고려해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고, 피고에게 이같은 상표권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을 해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상표권 침해행위 · 부정경쟁행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한글인터넷 주소 사용행위를 도메인 이름 사용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혀 주목된다.
원고들은 U사와 조모씨가 2002년과 2004년 각각 한글인터넷주소 '세콤'과 '쎄콤'을 등록해 무인경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연결해 사용하자 이들 한글인터넷주소의 말소 등을 요구하며 넷피아닷컴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