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2~18개월 아 · 태 M&A시장 아웃바운드-인바운드 모두 좋다
클리포드 챈스, 투자자 · 자문사 상대 설문조사미국, 유럽서 대상 물색…지난 여름 이후 급증세
2013-12-26 이은재
응답자의 91%가 아시아 지역 내 M&A가 증가 혹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아웃바운드(outbound) M&A에 대해서도 88%가 긍정적으로 전망, 경기 신뢰도가 상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클리포드 챈스와 《파이낸스아시아》가 지역 M&A 현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올해가 일곱 번째로, 이번 조사는 2013년 10월 20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응답자의 75%가 소속 조직에서 CEO, COO, MD, CFO, 이사에 준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중요 의사결정자들이라는 게 클리포드 챈스 측의 설명.
조사결과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바운드(inbound) 투자 대상국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중국(46%)이 차지했다. 이어 거대한 성장잠재력과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37%)가 2위, 인도(24%)가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아-태 지역의 기업들은 주로 미국(55%)과 유로존(54%)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클리포드 챈스의 아 · 태 지역 인수합병 부문장(Head of M&A Asia Pacific)인 로저 데니(Roger Denny)는 "지난 여름 이후로 아 · 태 지역의 M&A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가 관측되어 왔다"고 지적하고, "상당수 기업이 성장기회를 찾아 자금을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전략의 일환으로 선진국 시장이나 신흥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투자대상을 모색하는 아 · 태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12~18개월 동안 M&A 투자가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소비재와 레저산업(46%). 이어 기술, 미디어 및 텔레콤, 금융서비스, 부동산, 원유 · 가스 부문이 그 뒤를 이었다.
클리포드 챈스는 특히 중국 최대 육가공업체인 솽후이(Shuanghui)의 스미스필드(Smithfield Foods) 인수와 호주 와남불 치즈 앤 버터(Warnambool Cheese and Butter)를 둘러싼 치열한 경합, 그리고 미국의 푸드 서비스 공급 도매업체인 시스코(Sysco Corporation)의 US푸즈(US Foods) 합병(82억 달러 규모) 등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식품 및 농업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2위를 기록했던 광산 부문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응답자들은 지속적인 아 · 태 기업의 아웃바운드 M&A를 뒷받침하는 핵심동력으로 아시아 기업들의 글로벌전략 채택(40%)과 신흥시장 발굴을 모색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38%)를 꼽았다. 일본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일본 같은 성숙시장에 속한 기업들은 2조 270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보유 현금을 활용하라고 요구하는 정부와 주주의 압력에 직면해있다는 것이다. 또 노하우와 기술 및 브랜드 인수 희망(30%)과 투자대상 시장의 기업가치 절하(29%) 등도 아 · 태 기업의 아웃바운드 M&A를 유인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M&A 전망에도 불구하고 M&A를 가로막는 걸림돌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응답자의 72%는 아 · 태 지역에서 투자를 모색하는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점으로 뇌물과 부패를 꼽았다. 아 · 태 지역은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2013년도 부패지수에서 27개국 중 9개국만이 기준선인 50점을 획득한 바 있다. 아-태 지역이 세계에서 부패 리스크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어 보호주의와 규제장벽 역시 많은 응답자(72%)가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으며, 매도자 측에서 기대하는 비현실적인 인수 가격 역시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로저 데니는 "보호주의, 규제 인 · 허가 절차, 인수 대가를 둘러싼 이견이 특히 국제거래를 중심으로 M&A를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이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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