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펌이 보완할 점

2013-11-04     김진원
로펌 경기가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로펌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A로펌은 많이 안 좋고, B로펌도 별로, C로펌은 괜찮다는 등 로펌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업무분야마다 상황이 다를 것이다. 로펌별로도 다양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리걸타임즈는 사내변호사들을 상대로 창간 6주년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한국 로펌의 보완할 점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영미 로펌도 서울에 들어온 마당에 한국 로펌의 전문성, 서비스를 보완하고 신장시키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국내 로펌에 근무하는 한 외국변호사는 M&A 자문의 경우 영미 로펌의 수임료 수준이 한국 로펌보다 낮다고 말했다. 덤핑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 변호사는 덤핑이 아니라 업무효율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전체 수임료를 낮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명의 변호사가 투입돼 통산 100시간 걸려 끝낼 일을 같은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면서 5명이 합계 40시간만에 마무리했다면 의뢰인 입장에서 어디에 일을 맡기고 싶을까.



이 변호사의 말이 맞다면 한국 로펌들로서는 업무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여럿 나왔다. 마무리가 취약하다고 회신한 사람도 있고, 한 사내변호사는 여러 부문의 자문이 동시에 요구될 때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는 변호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구체적인 의견제시가 부족하고, 종종 애매하게 의견을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했다.

너무 전문적이 나머지 적정 이상의 업무가 오버 빌링(over billing)으로 이어진다는 의견, 동일 사안에 대해 대화채널이 너무 다양하여 혼선을 초래하고 응답속도가 늦어진다는 지적도 필자에겐 업무효율화에 어긋나는 지양해야 할 대목으로 들렸다. 사내변호사들은 또 친절도, 산업별 지식과 안목, 의뢰인에 대한 배려 부족, A/S 미비 등을 한국 로펌이 보완해야 할 사항으로 빠트리지 않았다.

영미 로펌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부족한 부분을 고치지 않고 종전대로 안일하게 나섰다간 한국 로펌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좁아질 것이다. 로펌에 따라선 딱 들어맞지 않는 내용이 없지 않겠지만 한국 로펌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사내변호사들의 소중한 충고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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