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의 혁신

2013-09-10     김진원
변호사업, 로펌 비즈니스는 수준 높은 법률서비스로 의뢰인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업(業)의 핵심이다. 유능한 변호사를 투입해 기업 또는 개인의 분쟁을 해결하고, 인수합병, 자금조달 등 기업활동을 매끄럽게 뒷바라지해야 시장의 평가를 받고 발전할 수 있다. 로펌마다 리쿠르트팀을 가동하며 실력있는 변호사를 영입하고, 사건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노력만으로 로펌을 꾸려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최근 《The American Lawyer》가 분석, 보도한 세계 로펌 업계의 성장과정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끊임없는 혁신이 이어져 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신규 업무분야의 개척과 같은 법률실무의 발전은 물론 일반 기업 못지않은 전략적 선택과 뛰어난 경영이 국제적인 일류 로펌의 성공요인인 셈이다.

잇따른 합병을 통해 매출규모를 30배 이상으로 증가시킨 로펌이 있는가 하면 일반 기업처럼 로펌을 증권시장에 상장시켜 자본을 모으고, 그렇게 조달된 자본으로 외국의 로펌을 인수하며 상당한 성공을 거둔 로펌도 있다. 또 외부의 비변호사 전문가를 영입해 경영을 맡기고, 변호사들은 법률실무에 전담하도록 역할을 나눈 CMO(Chief Marketing Officer), CFO(Chief Financial Officer), COO(Chief Operating Officer) 등의 조직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으며 여러 로펌에서 채택하고 있다.

대형 로펌으로 치면 변호사만 수 백 명에 이르는 한국 로펌업계도 크고 작은 혁신을 통해 오늘의 발전을 일구었다. 그러나 시장개방과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작금의 사정은 보다 획기적인 혁신을 필요로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남들과 다른 전략과 반대 의견을 뛰어 넘는 비전, 무엇보다도 조직에서 이를 받아들여 현실에 적용하도록 하는 실천력이 있어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을 혁신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대형 로펌은 대형 로펌대로, 중소형 로펌은 중소형 로펌대로 한국 로펌 업계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 혁신을 기다린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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