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내 딸인 줄 알았다면 인지 전 과거 양육비도 부담해야"
[대전가법] 과거 양육비 인정 판결 잇따라
2013-05-17 이은재
대전가정법원 박재순 판사는 2012년 11월 2일 어린이집 원장 A(36 · 여)씨가 회사원 B(36)씨를 상대로 낸 인지와 양육비 청구소송(2012드단748)에서 B는 여섯살 난 C(여)를 친생자로 인지하고, C에 대한 과거 양육비로 660만원, 장래 양육비로 C가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매달 6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과거 양육비의 경우 유전자검사를 통해 C가 친생자임을 알았다고 할 수 있는 2011년 11월 이후 장래 양육비 부담시점까지의 지급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A는 결혼직전에 B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2003년 12월 다른 남자와 결혼, 2004년 6월 C를 낳았으나, 남편이 C와의 친자관계를 의심해 제기한 소송에서 C가 자신의 혈육이 아님이 밝혀지자 두 사람은 2011년 12월 이혼했다. A는 수소문 끝에 2011년 11월 B와 연락해 유전자검사를 통해 C가 B의 혈육임을 확인하자 B를 상대로 C에 대한 인지와 양육비 청구소송을 냈다.
박 판사는 대법원 결정(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을 인용,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그와 같은 일방에 의한 양육이 그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이어 "원고는 피고가 2003년경 내지 2005년경 사건본인이 친생자임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피고는 2011년 11월경 유전자검사를 받고 자녀가 친생자임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며, "원고와 원고의 전 남편이 혼인관계가 파탄되기 전까지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하였는데, 원고가 현재의 단계에서 피고로부터 과거 양육비를 지급받는 경우 실제 양육비를 초과하는 이익을 보유하게 되는 점, 피고는 친생자가 아니어서 의무 없는 양육비를 지출한 원고의 전 남편으로부터 비용상환청구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에게 2011년 11월경 이전의 과거 양육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박 판사는 "피고는 자녀가 친생자임을 인식한 이후인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0월 31일까지의 과거 양육비는 부담하여야 할 것"이라며, "그 액수는 660만원(장래 양육비에서 인정한 월 60만원 ×11개월)"이라고 판결했다. 원고는 딸에 대한 과거 양육비로 B에게 4800만원을 청구했었다.
이에 앞서 2012년 10월 10일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도 혼외자를 혼자 키워 온 생모(32)가 과거의 양육비를 포함해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혼외자의 아버지(32)를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2012르1641)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혼외자의 과거 양육비로 920만원을, 장래 양육비로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매달 7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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