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혼외자 인지했으면, 과거 양육비도 상환해야"
[서울고법] "인지는 출생시로 소급해 효력 발생"
2013-02-01 이은재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10월 10일 혼외자를 혼자 키워 온 생모 A(32 · 여)씨가 과거의 양육비를 포함해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혼외자의 아버지인 B(32)씨를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2012르1641)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혼외자의 과거 양육비로 920만원을, 장래 양육비로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매월 말일 70만원을 지급하라"고 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에서 중요한 대목은 A 혼자 자식을 키워 온 인지 이전의 과거 양육비에 대한 법원의 지급의무 인정.
재판부는 "부모는 그 소생의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그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라며, "이는 부모 중 누가 친권을 행사하는 자인지 또 누가 양육권자이고 현실로 양육하고 있는 자인지를 물을 것 없이 친자관계의 본질로부터 발생하는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므로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그와 같은 일방에 의한 양육이 그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인지는 그 자(子)가 출생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860조), 혼인 외 출생자의 아버지가 인지하는 때에는 부양의무도 그 자가 출생한 때부터 있다고 할 것"이라며, "원고에 의한 사건본인의 양육이 원고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사건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밖에 과거 양육비를 피고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지출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이를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한쪽의 양육자가 양육비를 청구하기 이전의 과거의 양육비 모두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게 되면 상대방은 예상하지 못하였던 양육비를 일시에 부담하게 되어 지나치고 가혹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어긋날 수도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행청구 이후의 양육비와 동일한 기준에서 정할 필요는 없고,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와 그에 소요된 비용의 액수, 그 상대방이 부양의무를 인식한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 그것이 양육에 소요된 통상의 생활비인지 아니면 이례적이고 불가피하게 소요된 다액의 특별한 비용(치료비 등)인지 여부와 당사자들의 재산 상황이나 경제적 능력과 부담의 형평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분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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