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무면허 오토바이 사고도 업무상 재해"
[서울고법] "무면허 운전이 사고 원인이라 보기 어려워"
2012-08-13 이은재
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김창보 부장판사)는 7월 6일 무면허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임 모(21)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청구소송의 항소심(2011누43821)에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에 대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육류 가공 · 판매회사인 M사의 직원인 임씨는 2010년 4월 8일 12시 35분경 혼다 CBR 125R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회사 지시로 홈플러스 강동점에서 행사진행용 앰프, 마이크를 수령해 잠실점으로 가다가 1톤 화물차량과 부딪치는 사고를 당해 요양승인을 신청했으나 피고가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다가 발생한 사고라며 불승인하자 소송을 냈다. 또 임씨는 사고 당시 오토바이 면허가 없어 이 점도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원고가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하여 오토바이 뒷좌석에 그를 태워 이동하다가 사고가 발생하기는 하였지만, 홈플러스 강동점에서 홈플러스 잠실점으로 가는 도중에 친구의 집이 있었으므로, 그것이 업무수행을 위한 정상적인 출장경로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사고 경위에 비추어 원고가 친구를 오토바이 뒷좌석에 태움으로써 오토바이를 운전 · 조작하는 데 어려움이 더해져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사적 행위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사고가 통상적인 운전 업무의 위험성과는 별개로 오로지 원고의 무면허 운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통상 수반하는 위험을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Copyrightⓒ리걸타임즈(www.legal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