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환경 개선 이익 일조침해에서 공제해야"

[중앙지법]"주변 환경 개선으로 재산가치 상승""일조 침해로 인한 시가 하락액서 70~80% 감액"

2004-11-25     최기철
주변에 아파트의 신축으로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 등의 침해가 있더라도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인해 주변 환경 개선 등 기존 인접 아파트의 재산가치가 올랐다면 일조침해로 인한 시가하락 등 손해배상 산정때 감액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일조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산정때 주변 환경 개선으로 인한 재산가치 상승액을 고려해 형평을 도모해야 한다는 취지로 최근 일조이익을 둘러싼 분쟁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4부(재판장 손윤하 부장판사)는 11월16일 윤모(55세)씨 등 서울 강남구 대치동 롯데캐슬 아파트 101동 주민 22명이 자신들의 아파트 남쪽에 포스코 아파트를 지은 동아 1차재건축조합과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3가합73946)에서 "피고 동아 1차재건축조합은 원고들중 일조침해가 발생한 19명에 대해 총 1억4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주변 환경 개선으로 인한 재산가치 상승액을 반영해 피해자별로 시가하락액의 70∼80%를 감액한 만큼만 재산상 손해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김모씨등 3명의 원고에 대해서는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침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 중 19명 소유의 각 아파트는 동짓날을 기준으로 총 일조시간이 4시간 미만이고, 연속일조시간은 2시간 미만"이라며, "이는 포스코 아파트의 건축으로 인해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침해가 발생한 것이므로 시행사인 피고 조합이 불법행위자로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공평의 원리상 인접 노후아파트가 철거되고 포스코 아파트가 건축되는 등 주변 환경 개선으로 원고들 소유 각 아파트의 재산가치가 상승했다면 이를 시가하락액에서 감액할 필요성이 있다"며, "원고들이 원고들 아파트의 전신인 동아 2차아파트를 남향으로 재건축하여 비로소 일조이익을 향유하게 됐으나 그 기간이 1년에 불과한 점, 포스코 아파트가 기존에 있던 아파트보다 20∼30m 멀어져 재건축된 점, 원고들은 자신들 아파트가 재건축하거나 재건축된 아파트를 분양받을 무렵 인접한 동아 1차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장차 시작될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최종적 재산상 손해는 시가하락액의 20∼30%로 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포스코 건설은 시공자로서 도급인과의 계약내용에 좇아 공사를 이행하는 수족에 불과하고 건축법 등 관계법령을 준수하여 건물을 완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조합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동일하게 부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원고들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동아 2차 아파트를 철거하고 2002년 8월 준공된 롯데캐슬 아파트의 101동 소유자들로서 원고들 아파트의 남쪽 약 67.2m∼80m 떨어진 곳에 2003년 12월 피고 아파트의 골조 공사가 완료되자 이 아파트의 건축으로 일조침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