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맥주 2잔 마셨다는데 호흡측정 결과 0.134%, 혈액채취는 0.571%…음주운전 무죄"
[서부지법] "음주측정 결과 믿을 수 없어"
2010-07-12 최기철
서울서부지법 형사 1부(재판장 이인규 부장판사)는 7월 8일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노 모(26 · 택배업)씨에 대한 항소심(2009노1543)에서 유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여러 사정에 비춰 혈액채취나 호흡측정에 의한 음주측정 결과를 모두 믿을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노씨는 2009년 9월 1일 오전 1시11분경 자신의 SM5 승용차를 몰고 서울 은평구 증산동 앞 도로를 지나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돼 호흡측정기에 의해 측정한 결과 혈중알콜농도가 0.134%로 나왔다. 노씨는 이에 혈액검사를 요청, 약 30분이 지난 같은 날 오전 1시40분 인근 병원에서 혈액을 채취했다. 이번에는 혈중알콜농도가 0.571%로 나왔다. 노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자 "맥주 2잔을 마시고 운전했을 뿐인데, 음주측정 결과를 모두 믿을 수 없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혈액검사에 의한 측정결과인 혈중알콜농도 0.571%는 치사량에 가까운 수치로 피고인에 대한 주취운전자정황진술보고서에 적발 당시 피고인의 언행상태나 보행상태, 운전자 혈색이 모두 보통이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혈액검사에 의한 측정결과를 믿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적발당시 피고인의 언행상태나 보행상태, 운전자 혈색 등의 정황과 위드마크공식에 따라 피고인의 최종 음주시간 및 음주량으로 2009년 9월 1일 새벽 1시 11분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콜농도를 계산하면 0.052%로 추정되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결과만으로는 피고인의 음주운전 사실이나 그 주취정도를 증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이 차량을 운전하기 전에 맥주 2잔을 마셨다고 인정하고 있는 점을 보태어 보더라도,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결과가 기재된 피고인에 대한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 주취운전자정황진술보고서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혈중알콜농도 0.134%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였다는 공소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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