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클리닉 이론교육에도 도움"

[윤남근 교수]

2010-06-09     최기철
4월24일 일본의 와세다 로스쿨에서 임상법학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의 이름은 "동아시아에 있어서 법조양성과 임상법학교육-한 · 중 · 일의 제도개혁과 그 과제-". 고려대 로스쿨의 윤남근 교수는 이 심포지엄에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데 이어 25일 임상법학교육학회 제3회 연차대회에 참석해 특별강연하고, 와세다 로스쿨의 리걸클리닉을 둘러보고 귀국했다. 윤 교수는 고려대 CLEC(Clinical Legal Education Center) 소장을 맡고 있다. 윤 교수의 출장보고서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1. 일본의 리걸클리닉 교육 현황



-일본에는 현재 74개 대학에 로스쿨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15개 로스쿨이 리걸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음.

-로스쿨 도입시에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70~80%로 예상하였으나 법무성 · 변호사회가 주축이 되어 2,000명만 합격시킴. 이는 전체 응시자의 30%를 밑도는 수치임. 와세다의 합격률은 60% 정도로 전국 랭킹은 13위라고 함. (과거 로스쿨 도입 전 사법시험 합격률이 1위였는데, 이러한 결과가 된 것은 와세다가 변시 합격률을 의식하지 않고 너무 이상에 치우친 교육을 하였기 때문이라고 함)

변시 합격률 30% 밑돌아

-일본은 사법연수원을 폐쇄하지 않고 그대로 존치시키면서 변호사시험 합격자에 대한 연수교육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음.

-사법연수원의 존치와 변호사시험에서의 치열한 경쟁률은 로스쿨 내에서의 실무교육의 중요성을 떨어뜨리고, 리걸클리닉 교육의 활성화에도 장애요인이 되고 있음. 리걸클리닉 교육에 있어서 일본보다 한국이 더 유리한 환경 속에 있다는 것을 일본 · 중국학자들 모두 인정. (일본의 宮澤節生 교수는 발표에서 장차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고까지 말함) 일본의 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일본의 로스쿨은 실패작이니 한국이 따라와서는 안 된다고 충고를 하였음.

"일본은 한국에서 배워야"

-그러나 일본의 리걸클리닉은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활성화되어 있다는 판단을 하였음.



2. 중국의 리걸클리닉 교육 현황



-중국의 리걸클리닉은 2000년부터 미국의 포드재단(Ford Foundation)이 매년 100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활성화되었음. 포드재단은 1960년대 리걸클리닉 교육을 위하여 1,300만 달러를 기부함으로써 미국의 리걸클리닉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었음.

-중국은 포드재단으로부터 받는 100만 달러를 북경대, 청화대, 인민대 등 7개 주요 대학에 배분하여 리걸클리닉 교육을 시작하도록 하였음. 또한 Harvard, Yale 등 미국의 명문 로스쿨들은 자신들의 리걸클리닉에서 잘 훈련된 인원을 중국의 대학에 파견하여 리걸클리닉 교육을 지원하였음.



-중국은 이러한 경위로 미국 로스쿨의 리걸클리닉을 원형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음.

공민대리로 법정 변론 가능

-2009년 현재 임상법학교육위원회(리걸클리닉 교육의 활성화와 미국의 기부금을 분배하는 등의 역할을 함)에 가입되어 있는 대학은 전국적으로 118개 대학이고, 그 중 76개 대학이 리걸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음.

-중국은 '공민대리(公民代理)'라는 이름 아래, 변호사 자격이 없더라도 소송대리를 하는 것이 허용되므로, 학생들이 법정에 나가 변론을 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음.

-중국에 공민대리제도가 있다는 것은 일반국민들 상당수가 문맹이고 아직 법이 정치하게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이러한 여건은 역으로 리걸클리닉 교육을 활성화시키는 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음.

3. 와세다 로스쿨 리걸클리닉



-와세다 리걸클리닉은 파트너 변호사 14명, 협력 변호사 15명, 직원 4명으로 구성된 로펌의 형태를 띠고 있음. 독립된 리걸클리닉 건물도 가지고 있음.

영리 + 비영리 겸유

-와세다 리걸클리닉은 영리적 성격과 비영리적 성격을 겸유하고 있음. 모든 사건을 수임하되 소외계층에게는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그 사건을 클리닉 과정의 학생들에게 수업자료로 제공하고,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수임한 사건에 대하여는 수임료를 받음.(학생들은 수임료를 받는 유료사건에는 접근할 수 없음)

-학생들은 2학년 2학기 혹은 3학년 1학기에 리걸클리닉 과정을 이수할 수 있음(선택과목). 2009년 109명 등록. 2010년 1학기 64명 등록.

-무료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사인 클리닉 교원과 이론교수가 한 조가 되어 학생을 지도.

-와세다 대학은 와세다 리걸클리닉에 대하여 교육에 대한 수업료조로 매년 2,000만엔 정도를 지급함. 그리하여 리걸클리닉은 학교로부터 받는 교육비와 유료사건의 의뢰인으로부터 받는 사건수임료를 재원으로 하여 운영되고 있음.

4. 정리



-한 · 중 · 일의 발표자나 토론자 모두 실무교육에 있어서 리걸클리닉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음.

-변호사로서의 가치관 함양, 법조직역의 확대, 학생의 장래 직업에 대한 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리걸클리닉 교육은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음. 이론교육에도 도움이 됨.

-리걸클리닉 과정을 일본에서는 '임상법학', 중국에서는 '법률진소교육(法律診所敎育)'이라고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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