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확장만큼 비용 줄일 때도 신중해야"
[노먼 클락]
2010-04-13 최기철
수익성 더욱 악화시켜
로펌들이 비용을 잘못 관리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지만, 흔히 저지르기 쉬운 다음의 7가지의 과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선의 비용관리 전략은 기발한 혁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이 7가지의 치명적인 과실을 저지르지 않는 데에 있다.
건당 법률서비스 비용 몰라
첫 번째 과실은 한 건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모르는 것이다.
시간당 최대부하 운영비(FLOC, fully-loaded operating cost)는 중요하지만 로펌이 잘 쓰지 않는 재정상태 측정수단 중 하나이다. 우리 로펌의 변호사 상품 혹은 서비스 생산에 드는 진정한 비용은 얼마일까? 측정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로펌의 연간 총 운영비를 산출한다.(예 : 30억 원)
-이 금액을 연간 변호사가 청구하는 총 업무시간 수로 나눈다.(예 : 30,000시간)
-이 계산결과가 변호사 단위 업무시간당 최대부하 운영비이다.(예 : 10만원)
보수지급 자료로 활용 가능
이 수치는 업무분야와 고객의 경제적 흐름에 맞춰 적용할 수 있고, 로펌의 보수지급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신입 변호사나 직원에게 업무를 이양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한지를 판단하려고 할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최대부하 운영비는 간단한 개념이다. 그러나 이것이 금시초문이라는 로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은 최대부하 운영비에 근거하는 대신에 대충 이 정도 금액이면 이익이 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수임료를 책정한다.
두 번째 과실, 여러 개의 사무실에의 과잉투자다.
최대 단일비용 항목
인건비를 제외한 관리비는 대부분의 로펌에서 최대의 단일 비용항목이다. 이 비용은 백분율로 계산해 보면, 여러 개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로펌이 단일 사무실을 운영하는 로펌보다 더 높게 나온다. 복수의 사무실을 운영하면 비품 및 장비 등 다양한 경비 항목들이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복수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로펌의 변호사 1인당 최대부하 운영비가 단일 사무실의 로펌 대비 약 10% 정도 더 높다.
동경, 싱가포르, 홍콩 같은 지역에서는 더 높은 할증률을 보인다.
동경, 싱가포르 등 할증률 높아
로펌들은 그럴만한 충분한 동기도 없이 새로운 지점부터 개설하려고 든다. 투자에 앞서 비즈니스센터 내에 임시적이지만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실을 마련하여 성공가능성을 미리 타진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 과실은 대상을 잘못 잡은 마케팅이다.
귀하의 로펌은 마케팅 비용을 어디에 사용하는가? 그 목표가 고객증가인가? 아니면 수임료 상승인가? 많은 로펌들이 마케팅 지출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
대부분의 로펌에서 수임료 수입의 80%가 전체 고객의 20%에서 발생한다. 소형 로펌의 경우에는 8:2 비율이 9:1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의 20%만을 창출하는 고객들을 위해 마케팅 예산의 80%를 지출하는 로펌들이 종종 있다.
이 표적고객들은 대개 적은 수임료를 발생시키는 일회성 고객들이다. 마케팅 예산과 노력을 80%의 수입을 창출하는 20%, 즉 고객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위치한 주요 고객들에 집중하면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네 번째 과실은 테크놀로지 유지 관리의 미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타 업종에 10% 뒤져
일반적으로 로펌의 테크놀로지 활용도는 다른 업종에 비해서 10% 정도 뒤떨어진 경향을 보인다. 정보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컴퓨터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임대하는 것이 구입하는 것 보다 더 저렴할 수 있다.
자가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업그레이드와 제품교체를 지속적으로 해줘야 한다. 컴퓨터가 고장 나고 소프트웨어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와 대체비용은 투자를 미룸으로써 생기는 단기적 비용절감 효과보다 크기 마련이다.
다섯 번째 과실은 직원 이직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직원이 회사를 떠나면서 드는 총 비용은 퇴직자의 6개월분 보수와 맞먹는다. 직원 이직은 또한 연장근무, 임시직 채용, 직원교체에 따른 연수와 교육 등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도미노 현상 일으킬 수 있어
이직률이 높은 로펌은 또한 예측하지 못한 비용들을 추가적으로 물 수 있다. 남은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 과실은 동료 변호사의 저조한 실적을 방치하려는 경향이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비생산적인 동료 변호사에게 보수의 삭감 또는 회사를 떠나라는 요구와 같은 제재조치를 가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두려워한다. 문제를 방치하다가 기준에 못 미치는 동료 변호사의 실적이 회사를 수익성의 위기로 치닫게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실적이 나쁜 동료 변호사와 얼굴을 맞대고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매우 거북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객관적으로, 솔직하게, 그러나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이 시도되어야 한다. 많은 경우에 적절한 조언과 지도는 동료 변호사가 다시 회사에 기여하도록 이끌 수 있다.
일곱 번째 과실은 리스크의 관리 없이 비용을 삭감하는 경우다.
이것은 그야말로 비용을 관리하는데 있어 가장 치명적인 과실이다.
어떤 비용절감 조치도 그것이 가져올 장기적인 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로펌들이 사업확장을 위해서는 신중하게 계획하지만, 비용 절감에는 그와 비슷한 정도의 지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핵심 직원들마저 이탈
일례로 25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어떤 로펌은 말단 사무직원 15명을 해고하여 연간 5억원 이상의 이익 개선을 시도하였지만, 핵심 직원들마저 이탈함으로써 오히려 11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했던 사례가 있다.
비용관리 시스템이 안고 있는 위험을 미리 예견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로펌의 이미지 실추, 직원의 사기 저하, 수임료 분쟁으로 인한 잠재적 손실 증가라는 무형의 손실들을 포함하면 그 손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정성스럽게 가지치기를 하라, 무대포로 자르다가는 손목을 베일 수 있다.
획기적인 비용절감 방법들은 주위의 이목을 끌고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긴 안목을 가지고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면, 이득은 금방 사라져버릴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획기적이지는 않더라도 비용관리 방법을 면밀히 분석하고 개선함으로써 잠재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안겨다 주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노먼 클락은 Legal Management 분야의 전문가로, 30여년간 세계 각 국 정부의 법률 조직과 포춘 1000대 기업 및 다국적 로펌들을 컨설팅 해 왔습니다. 국제적인 법률전문컨설팅사인 워커 클락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현재 IBA Law Firm Management Committee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법무법인 디카이온의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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