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이혼소송 냈다가 한쪽만 취하…다른 이성과 성관계 가지면 간통"
[대법] "간통행위 종용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2009-07-13 최기철
대법원 제1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7월9일 간통혐의로 기소된 A(44 · 무직)씨와 B(30 · 여 · 회사원)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984)에서 A,B씨의 상고를 기각, 각각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아내 C씨와 서로 이혼하기로 하고 2006년 12월 법원에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C씨는 숙려기간이 진행 중이던 2007년 1월15일 혼인을 계속할 의사로 신청을 취하했다. 그 직후인 같은 달 18일 A씨는 B씨와 성관계를 가졌고 같은 날 C씨는 이들을 간통으로 고소하면서 A씨와 B씨를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소송을 냈다. A씨는 같은 해 2월 이를 모두 인낙하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C씨는 같은 해 3월 A씨 등에 대한 간통고소를 취소하면서 이혼소송 취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A씨가 소취하 부동의서를 제출, 이혼소송이 계속되었다. 같은 해 4월 A, B씨는 다시 간통한 혐의로 기소됐다.
A, B씨는 1, 2심에서 각각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자 이혼소송이 계속 중임을 들어 C씨가 간통을 종용한 경우에 해당돼 무죄라며 상고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와 C씨가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C씨가 숙려기간을 거치는 동안 혼인을 계속할 의사로 협의이혼신청을 취하한 이상, 앞으로 다른 이성과의 정교관계가 있어도 묵인한다는 의사가 포함된 명백한 이혼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C씨가 A씨를 상대로 하는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이혼소송에 대한 취하서를 제출하였다면, 비록 그 취하서 제출 전에 A씨가 C씨의 이혼청구를 인낙하는 취지로 답변하여 그 사이에 간통의 종용으로 볼 수 있는 이혼의사의 합치가 일시적으로 이루어졌고, 소취하가 부동의 되어 이혼소송이 계속되었다고 하더라도, 취하서의 제출로써 간통 종용의 의사표시는 유효하게 철회되었다고 할 것"이라며, "이혼소송은 A씨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음이 인정됨을 조건으로 계속되었을 뿐이므로,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과 이혼소송 제기 사실만으로 간통행위에 대한 종용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에 앞서 "혼인 당사자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의사의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법률적으로 혼인관계가 존속한다고 하더라도 간통에 대한 사전 동의인 종용에 해당하는 의사표시가 그 합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나, 그러한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비록 잠정적 · 임시적 · 조건적으로 이혼의사가 쌍방으로부터 표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간통 종용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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