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성년 여성 종중원에게 소집통지 안하고 개최한 종중 임시총회 결의 무효"
[대구지법] "족보 확인 모든 종중원에 개별통지해야"
2009-07-12 최기철
2005년 7월21일에 내려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2다1178)의 취지를 다시한번 확인한 판결이다.
대구지법 민사 12부(재판장 이윤직 부장판사)는 5월28일 최 모씨 등 경북 경산시의 A종중 여성 종중원 3명이 총회 결의가 무효라며 A종중을 상대로 낸 소송(2008가합3439)에서 "피고의 2008년 3월22일자 종중 임시총회에서 종중규약을 개정하고 종중재산을 처분하기로 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A종중은 경북 경산시의 A종중이 소유한 임야 일대에서 골프장 조성사업을 하는 B사로부터 골프장 부지에 포함된 임야에 대한 매각을 권유받고 이를 처분하기 위해 여러차례 총회를 열었으나 성원미달로 총회가 구성되지 않았다. 종중 대표자 등은 2007년 6월14일경 총회의 결의 없이 임야 2866m²를 B사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 주었다.
A종중은 임야 처분에 대한 종중결의가 필요한데다가 B사가 나머지 임야들도 사겠다는 의사를 보이자 종중규약 개정, 임원선출, 종중재산 등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와 정기총회를 두, 세차례 소집했으나, 성원미달로 총회가 구성되지 않거나 종중재산 처분에 대한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A종중은 2008년 3월22일 연락이 가능한 남자 종중원 160여명 중 20명만이 출석한 임시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종중규약 개정안을 개정하고, 종중재산인 경산시 가척리의 임야 두필지 중 선조의 분묘가 있는 부분을 제외한 응달진 부분을 처분하기로 결의했으나, 이 임시총회는 족보에 종중원으로 등재된 성년 여성들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채 개최되었다.
최씨 등이 임시총회 결의의 무효 등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2다1178)을 인용,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고 보는 것이 조리에 합당하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된) 2005년 7월21일 이후에는 피고 종중의 성년 여성 후손들은 당연히 피고 종중의 종중원의 지위를 갖는다"고 밝혔다.
또 "종중총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족보에 의하여 소집통지 대상이 되는 종중원의 범위를 확정한 후 국내에 거주하고 소재가 분명하여 통지가 가능한 모든 종중원에게 개별적으로 소집통지를 함으로써 각자가 회의와 토의 및 의결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일부 종중원에게 소집통지를 결여한 채 개최된 종중총회의 결의는 효력이 없다"며, "피고 종중이 성년 여성 종중원들에게 아무런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한 채 개최한 임시총회에서의 결의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시총회는 종중규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사정족수인 종중원 과반수에 훨씬 못미치는 종중원 20명만이 출석하여 성원미달로 임시총회가 구성되지 아니한 하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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